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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해서 노안인 줄 알았는데.. 자칫하다 '실명'

이순용 기자I 2024.09.07 10:01:09

연령, 자외선, 외상, 흡연 등 황반변성 위험인자로 꼽혀
주기적인 안구 내 주사로 혈관내피성장인자 억제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눈은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도록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가까운 것이 잘 안보이고, 시야가 흐릿해지는 등 시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를 보통 ‘노안이 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시력이 떨어지는 것에는 노안 말고도 여러 원인이 있다. 카메라 필름의 역할을 하는 우리 눈의 망막에는 ‘황반’이라는 중요한 곳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황반은 망막의 중심부로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황반에서도 약 1.5㎜의 반지름을 가지는 중심부위를 중심와라고 하는데, 이 부위에는 빛을 느낄 수 있는 광수용체가 밀집돼 있다. 황반변성은 보통 황반부위의 시세포가 빛과 색상을 감지할 수 없는 흉터 등의 조직으로 대체돼 시력이 감소한다. 이렇게 황반이 변성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가 꼽힌다.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분류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나이관련황반변성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망막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이고 그로 인해 망막이 위축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단계에서는 시력저하가 크지 않고 별 증상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황반의 기능이 떨어지고 중심부 시력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신행혈관이 자라는 경우다. 이는 매우 약하고 터지기 쉬워 시력을 크게 저하시킨다. 황반의 손상은 비교적 빠르게 일어나 중심시력이 급속히 나빠지는 경우가 많으며 진단 후 2년 내로 실명에 이른다.

황반변성은 증상을 초기에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반변성은 글자가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굽어져 보이고(변형시), 이러한 증상은 가까이 있는 물체를 볼 때 더 심해진다.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하게 되면 중심시력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 단어를 읽을 때 글자의 공백이 보이거나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 중심암점이 나타난다.

황반변성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시력 보존에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안과를 방문하면 세극등현미경검사, 산동을 통한 안저검사, 빛간섭단층촬영검사 등을 시행한다. 특히 빛간섭단층촬영검사를 통해 드루젠, 맥락막 신생혈관, 망막신경세포 손상을 확인할 수 있다.

신생혈관은 혈관내피성장인자가 주된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대한 항체를 직접 안구 내로 주사하면 신생혈관을 억제하고 이에 따라 출혈, 부종이 감소해 시력 손실을 막을 수 있다. 황반변성으로 진단받으면 상태에 따라 주사 간격이 결정되며 평균적으로 일년에 5~7회 정도 주사를 맞게 된다.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경우 노안과 혼동하기 쉽다. 노안은 먼 곳은 잘 보이지만 가까운 곳의 작은 글자를 보기 어려워지는 것이며, 돋보기를 사용하면 잘 보이게 된다. 반면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가까운 곳은 물론 먼 곳을 보는 것도 문제가 생긴다. 특히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 보이고 중심이 잘 보이지 않는다.

세란병원 김주연 안과센터장은 “일반적으로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많이 생기지만 염증질환, 자외선에 의한 황반변성은 젊은 사람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황반변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지혈증 및 비만에 대한 치료, 금연, 선글라스 착용을 통해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특히 흡연은 혈중 항산화인자를 떨어뜨리고 망막의 손상을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안과센터장은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며 생활습관 교정, 안구내주사치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가 진행된다”며 “일찍 발견할수록 망막세포 손상이 적어 치료효과도 좋으며 이미 손상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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