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아주대 의대 역노화 연구팀이 기존에 밝혀져 있지 않은 ‘중간노화세포’의 존재를 인체 노화과정에서 처음 확인하고, 이를 통한 노화 억제 전략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11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Mid-old Cells are A Potential Target for Anti-aging Interventions in the Elderly(중간노화세포 제어를 통한 노화 억제 전략)’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아주대의료원 생화학교실 박태준 교수팀(이영경 연구교수·박순상 연구강사)과 병리학교실 김장희 교수팀(김영화 연구교수)은 노인 장기 조직에 ‘중간노화세포’란 새로운 개념의 세포가 존재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중간노화세포는 세포노화의 여러 진행 단계 중 젊은세포와 완전노화세포의 중간 단계에 있는 세포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중간노화세포의 축적이 노인 장기의 기능 장애에 영향을 주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고, 또 이러한 중간노화세포가 완전노화세포보다 노인 조직의 만성적인 염증과 장기 내 표피세포 기능 저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나 중간노화세포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 다시 젊은세포와 비슷한 기능으로 회복할 수 있음을 세포 및 노화된 마우스를 이용해 규명한 점이 눈에 띈다. 즉 노인들도 세포에 적절한 자극을 주었을 경우 다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
그동안 항노화 치료전략은 완전노화세포를 인위적으로 없애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노화 세포 제거 과정 중 오히려 염증이 유발되고, 약물 자체가 젊은세포에도 독성을 갖는 경우가 많아 실제 상용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중간노화세포의 경우, 외부 성장인자 등에 대한 반응성이 남아 있어 젊은세포-유래인자 (Juvenil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s, JASPs)에 지속적으로 노출 시 세포 기능이 회복 가능함을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노화세포를 약물 처리하여 인위적으로 제거하지 않더라도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또한 건강한 세포에서 유래한 물질이 작용하기 때문에 노화세포 제거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성을 갖췄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박태준 교수(생화학교실)는 “인체노화 분야에서 이전에 밝혀지지 않았던 노인 장기의 기능 저하 원인과 그 치료 가능성에 대하여 상당 부분 밝힐 수 있게 된 데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김장희 교수(병리학교실)는 “항노화 치료전략에 있어서 ‘중간노화세포의 기능 회복’이란 새로운 항노화 치료 패러다임을 열었다. 항노화 분야에 또 한 번의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노화제어 원천기술개발 및 교육부 중점연구소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