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신원미상 중년여성 광교2동센터 방문
5만원권 1000장과 손편지 든 봉투 놓고 떠나
"코로나로 어려운 가정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남겨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수원 광교신도시에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났다. 7일 수원특례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께 신원미상의 한 중년 여성이 광교2동행정복지센터 민원대 위에 고무줄로 꽁꽁 묶은 5만 원권 1000장과 손편지가 든 종이봉투를 올려놓고 사라졌다. 해당 여성은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까지 끼며 자신의 얼굴을 노출하지 않았다.
| 수원시 광교2동 행정복지센터에 신원미상의 중년 여성이 남기고 간 기부금 5000만 원과 손편지가 든 종이봉투.(사진=수원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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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남기고 간 손편지에는 ‘안녕하세요! 저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며, 광교에 살고 있습니다. 생활비에서 아껴 여러해 동안 적금 들어 5000만 원을 만들었습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여러 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얼마 뒤 종이봉투 안 내용물을 확인한 광교2동 직원들은 익명의 여성을 찾아 나섰지만, 그는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 심지어 차량도 가져오지 않아 번호 확인조차 불가능했다.
정숙미 광교2동 행정민원팀장은 “간식을 두고 가는 주민들이 종종 있어 이번에도 그런 줄 알았는데, 큰돈이 들어 있었다”며 “선글라스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셔서 기부자가 누구인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익명의 기부자가 두고 간 성금을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시민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자신의 SNS에 이같은 소식을 알리면서 “생활비를 아껴 여러 해 동안 모은 돈으로 어려운 가정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기부자님의 편지에 가슴이 따뜻해져 온다. 정말로 감사드린다”며 “광교2동행정복지센터로 들어 온 익명의 기부자 성금이 정말 좋은 곳에 쓰일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