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항공과 숙박, 식당 등 유커를 맞이할 인프라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한·중 수교 31주년’ 기념일 맞춰 31명 한국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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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서울 중구의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을 방문해 환대 속에 쇼핑을 즐겼다. 이후엔 신세계백화점 식당가 ‘큰기와집 한상’에서 한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중국 단체관광객이 이들 면세점을 찾은 건 6년 만이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금지해온 한국 단체관광을 중국 정부가 지난 10일 전격 허용하면서다.
특히 이들이 공항을 통해 입국한 날은 한·중 수교 31주년 당일인 지난 24일이란 점이 의미 깊다. 중국 국유 기업인 ‘중국청년여행사(CYTS)’를 통한 한국행 첫 패키지 단체관광객으로 수교 ‘31주년’에 맞춰 관광객도 ‘31명’으로 구성했다.
이에 앞선 지난 23일엔 중국 여객선을 타고 온 단체관광객 400여명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방문해 면세쇼핑을 즐겼다. 먼저 170여명이 중국 산둥성 위해항과 경기도 평택항을 오가는 여객선을 통해 전날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에 와 경복궁과 청와대, 남산골한옥마을 등을 구경했다. 같은 날 오후엔 중국 석도-인천 카페리를 통해 270여명이 입국해 면세점쇼핑, 관광을 즐겼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단체여행 빗장이 풀린 지 얼마되지 않아 이제 막 유커들이 돌아오는 단계”라며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인 9월 29일~10월 6일 즈음부터 단체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방문할 것”이라고 봤다.
유커의 귀환에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에서 올해 연말이면 중국인 입국자수가 22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 같은 기간의 46.2%에 그쳤지만 올 4분기엔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5%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유커 수용할 숙소·식당, 운전사·가이드 부족”
면세점업계는 유커를 모시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신 트렌드에 맞춰 화장품, 패션 브랜드를 개편하고 중국 대표적인 결제 플랫폼인 위챗페이와의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신라면세점도 중국인 고객을 상대로 △알리페이 즉시할인 프로모션 △중국인 선호 브랜드 확대 △통역 전담인력 배치 △택시 이용시 교통비 지원 등 혜택을 준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다음 달 15일부터 한 달간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 중국 전용 간편결제 수단 사용 시 즉시 5% 할인 혜택을 줄 방침이다.
민관 협력 작업도 이뤄진다. 다음 달 13일부터는 한국관광공사 주도로 면세점업계, 숙박업계 등이 함께 중국 현지를 돌면서 한국 단체관광 유치전을 벌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을 돌면서 중국여행사 등 현지 여행업 관계자들과 만나 관광 마케팅을 하고 단체관광 상품 개발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6년 만에 돌아올 유커를 맞을 각종 인프라는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60% 수준에 불과한데다 대규모 관광객을 수용할 숙소, 식당 등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관광객들을 실어나를 대형 관광버스 운전기사, 주로는 중국동포(조선족)가 맡아오던 가이드 등 인력풀을 다시 구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면세점업계 다른 관계자는 “비행기 가격이 일단 내려가야 관광객이 늘어나는데 아직 중국노선 회복이 되지 않아 가격이 비싸고 접근성이 좋지 않다”며 “지금은 적당한 가격대의 대형 숙박시설을 찾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중소여행사들, 대형식당, 3~4성급 비즈니스호텔 등 단체관광객 전용 시설들이 많이 문을 닫았다”며 “운전사와 가이드들도 직업을 바꿔서 당장은 각종 인프라를 모두 재정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