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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환경보호국(EPA)은 이날 2026년까지 자동차 연비 기준을 현재 1갤런(약 3.78ℓ) 당 38마일(약 61.16㎞) 미만에서 평균 55마일(약 88.51㎞)로 높인다고 밝혔다. 1ℓ당 약 23.4㎞에 해당한다.
EPA는 이같은 조치로 오는 2050년까지 31억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약 3600갤런의 휘발유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간 휘발유 소비량이 15% 감소하는 효과다. 운전자들은 약 1080달러(약 128만원)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연비 기준 상향은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 대응을 강조해 온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내놓은 관련 대책 중 가장 강도 높은 조치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교통수단은 미국에서 배출되는 단일 온실가스 배출원 중 가장 큰 비중(29%)을 차지한다고 NYT는 덧붙였다.
마이클 리건 EPA 청장은 이번 조치가 ‘거대한 진전’이라면서, “과학과 이해관계자들의 말을 경청해 인류와 지구에 해를 끼치는 오염을 공격적으로 줄이고 가정의 소비를 절약할 수 있는 강력하고 엄격한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전날(19일)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이 상원에 계류 중인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직후 나왔다. 2조달러(약 2400조원) 규모의 이 예산안에는 기후변화와 사회복지 예산이 포함돼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 50으로 양분하고 있는 상원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아군’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표가 나오면 사실상 예산안 처리는 불가능하다. 공화당은 해당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맨친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바이든이 자신의 환경 관련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행정명령에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한편, 자동차업계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당초 예상보다 공격적이라며,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세제 및 보조금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