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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레바논의 고위 보안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무선호출기 폭발사건의 배후라고 보도했다.
레바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주로 쓰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해 최소 9명이 숨지고 2750명이 다쳤다.
로이터는 이번 호출기 폭발이 수개월 전부터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고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레바논의 한 고위 보안 소식통은 “헤즈볼라가 대만에 본사를 둔 ‘골드 아폴로’에서 만든 5000개의 무선호출기를 주문했으며, 올봄 레바논에 들여왔다”고 말했다.
해당 무선호출기는 무선으로 문자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지만, 전화 통화는 할 수 없는 ‘AP924’ 모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생산 단계에서부터 무선호출기를 개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사드는 장치 내부에 코드를 수신하는 폭발성 물질이 들어 있는 보드를 주입했다”며 “어떤 기기나 스캐너 등 어떤 방법으로도 이를 탐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3000대의 무선호출기에 암호화된 메시지가 전송되자 동시에 폭발물이 작동하면서 폭발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안 소식통도 로이터에 “최대 3g의 폭발물이 새 무선호출기에 숨겨져 있었으며, 헤즈볼라가 수개월 동안 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의 작전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도청이나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헤즈볼라 대원들은 무선호출기를 통신 수단으로 사용해왔다고 전했다.
파괴된 호출기의 이미지 뒷면을 보면 형식과 스티커가 대만 타이베이에 본사를 둔 골드 아폴로에서 만든 무선호출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대만의 골드아폴로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 탓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익명을 요구한 헤즈볼라 관계자는 이번 폭발이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분쟁이 발발한 이후 헤즈볼라에 대한 “최대 안보 침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조나단 파니코프 전 중동 담당 국가정보국 부국장은 “이것은 헤즈볼라가 수십 년 동안 겪어온 가장 큰 방첩 실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