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랑, 포장박스 모양 가방 출시 화제
구찌, 한글 프린트 로고 제품 국내 단독 출시
이색 디자인으로 신선한 충격·화제성 이끌어
기존 명품 브랜드 편견 깨고 가치 확장 의도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해외 명품 브랜드가 새해 이색 디자인 제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포장 박스 형태의 가방부터 브랜드 로고를 수놓은 덤벨 등 디자인을 ‘파괴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며 기존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확장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 생로랑 테이크 어웨이 박스(TAKE-AWAY BOX)백. (사진=생로랑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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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생로랑은 새해 신제품으로 ‘테이크 어웨이 박스(TAKE-AWAY BOX)’ 백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앤서니 바카렐로의 2023 봄·여름 컬렉션 중 하나다. 음식 포장 상자처럼 생긴 이 가방은 100% 송아지 가죽으로 제작했다. 내부 안감은 스웨이드 재질로, 모노그램 엠보싱 처리와 생로랑의 시그니처인 ‘YSL’ 메탈 이니셜 장식이 특징이다. 공식 홈페이지 상에 나온 판매 가격은 245만원이다.
포장 박스 가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창의적이라는 반응이 나온 반면 우스꽝스러운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조롱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구찌 설날 캡슐 컬렉션. (사진=구찌 공식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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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구찌가 국내 단독 출시한 설날 캡슐 컬렉션도 화제를 모았다. 한국의 전통 명절인 설날을 기념하는 제품으로 한국어로 쓴 구찌 스웨트 셔츠와 티셔츠 등 레디 투 웨어를 두고 “동묘 시장에서 파는 짝퉁 제품 같다”는 의견부터 “한국 시장에 대한 구찌의 애정이 드러난다”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스웨트셔츠 가격은 320만원, 티셔츠 가격은 89만원이다. 구찌가 의류제품에 한글을 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발렌시아가 크록스 마담 여성용 뮬. (사진=발렌시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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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 실험은 화제성을 낳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 브랜드 인지도 제고는 물론 매출까지 높일 수 있다. 디자인 자체로 마케팅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발렌시아가는 대중성이 높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이목을 끌었다. 특히 지난 2020년 6월 봄 컬렉션에서 선보인 크록스에 8㎝ 높이 하이힐을 부착한 여성용 뮬 ‘크록스 마담’(79만원) 제품은 출시 후 며칠 만에 품절이 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명품과의 조합을 통해 실내화나 슬리퍼로 신던 평범한 러버 슈즈를 일상 패션 아이템으로까지 확장한 셈이다.
패션을 넘어 스포츠 용품,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으로 화제를 낳기도 한다.
루이비통은 자체 로고가 붙은 서핑보드, 스케이트보드를 비롯해 모노그램 가죽 디테일이 들어간 덤벨 등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지난해 에르메스는 얼굴 표면 유분을 제거해주는 기름 종이 ‘플레인 에어 리틀 실크 블로팅 페이퍼’를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 루이비통 덤벨.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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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해외 명품 브랜드의 파격 디자인에 대해 브랜드의 가치와 의미를 넓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일상과 맞닿은 디자인으로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브랜드가 가진 세련됨, 우아함 등과 같은 기존의 관념을 깨고 새로움을 보여주는 시도”라며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뻔한 느낌이 아니라 ‘신선한 충격’을 전달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