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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일 '엔저 공조'... 환율, 증시에 미칠 영향 예의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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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08.05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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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15년 만의 환율 공조에 나섰다. 최근 며칠 사이 달러당 엔화 환율은 일본 당국의 개입과 미국의 협조 기대가 맞물리며 급변동했다. 한동안 가파른 엔저를 용인하던 미국이 일본의 환율 방어를 사실상 뒷받침하는 모습은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과도한 엔저가 일본의 물가를 자극하는 상황에서 미국도 달러 초강세에 따른 무역 불균형 확대와 금융시장 불안을 용인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엔화 급반등의 후폭풍이다. 세계 금융시장의 막대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초저금리 엔화를 빌려 세계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한 자금이 엔화 강세로 갑자기 청산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상당한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다. 아직 대규모 자금이탈을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위험 변수 중 하나다.

달러와 금값 향방도 예사롭지 않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 경제를 보면 달러 강세가 당장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래도 환율 변동성과 지정학 불안이 겹치면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져 금값은 추가 상승할 공산이 크다. 한국으로서는 원화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달러와 엔화 사이에 놓인 개방경제인 만큼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 강세까지 이어지면 원·엔, 원·달러 환율 모두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한국은행도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정책과 환율 안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는 엔 캐리 자금 청산이 현실화할 경우 신흥시장 전반의 자금이탈 흐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의 큰 변동성도 이런 불안 심리가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

금융당국은 이번 미·일 환율 공조에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자금 흐름이 바뀌는 신호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외환시장과 증시, 외국인 자금 동향을 종합 점검해야 한다. 기업들도 환위험 관리와 헤지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엔화 반등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세계 금융 질서의 새 변곡점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어떻든 미·일 환율 공조가 원화 가치와 한국 증시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잘 대비하는 게 중요한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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