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디즈니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의 원작자인 강지영(48)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기린 위의 가마괴’(나무옆의자)로 돌아왔다.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봤을 법한 ‘악인의 처단’을 법이 아닌 한 여성의 분투로 풀어낸 작품이다.
강 작가는 24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그동안 주체성이 강한 여성의 이야기를 많이 써왔지만, 물리적으로 강한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적은 없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며 “‘기린 위의 가마괴’는 그간 다뤄온 캐릭터와 세계관을 하나씩 덜어내며 작가로서의 욕심을 채운 작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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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주인공 윤지는 ‘까마귀’라 불리는 인물이다. 칠흑 같은 복장으로 한밤중 들이닥쳐 악인을 두들겨 패고 사라져 붙은 별명이다. 그는 남편에게 폭행당하던 여자의 집에 침입해 남편을 제압하고, 아이를 학대하던 집에선 가해자를 쓰러뜨리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를 구현한다. 목격자들은 위아래 검은 옷에 마스크와 장갑까지 낀, 키 182.3㎝의 까마귀를 의심 없이 남성이라 진술했다.
‘기린 위의 가마괴’는 아침마다 ‘기린’ 모자를 쓰고 지하철에서 기행을 벌이는 오빠 민기, 밤마다 ‘까마귀’로 변해 괴력으로 악인을 제압하는 동생 윤지를 이야기의 중심 축이다. 가정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반복되는 폭력, 신고해도 결국 ‘가족’이라는 말 앞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던 순간마다 어김없이 까마귀가 나타난다. 이번 작품에서 여성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공권력이 미치지 못한 영역을 스스로 해결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강 작가는 “한창 ‘기린 위의 가마괴’를 집필할 당시 국가는 비상계엄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며 “국민으로서 평화와 안녕을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쓴 작품”이라고 집필 계기를 밝혔다.
문헌에 따르면 ‘기린’은 평화로운 세상을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민기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기린 모자를 쓰고 “기를 모아주세요. 서로 사랑해주세요. 정의를 실천하세요. 그래야 평화의 시대가 열립니다”라고 외치는데, 이는 집필 당시 작가의 바람을 담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가마괴(까마귀의 옛말)는 흔히 불길한 새로 여겨지지만, 고대 동아시아에선 태양과 번영을 상징했다. 강 작가는 “기린인 민기가 기도하는 제사장이라면, 가마괴 윤지는 행동하는 전사”라며 “서로 다른 역할처럼 보이지만, 두 인물은 인류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등장해온 의인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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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작가는 “주인공을 설정할 때 ‘낯선 인물’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본다”며 “일반적인 킬러와 달리 푸근하고 인정 많은 심여사 등을 내세워 달의 뒷면처럼 우리가 쉽게 보지 못한 삶의 이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올 하반기에는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공개가 예정돼 있다. 강 작가는 “원작자이자 시청자로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원작 1권은 막 성인이 된 지안의 성장기였고, 2권은 현실과 부딪히는 시련기였다”면서 “이번 시즌은 전편보다 더 고되고 쓰라린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차기작으로는 또 한 번 낯선 소재에 도전한다. 초여름께 순수한 구마 의식(악령을 쫓는 종교 의례)을 소재로 한 정통 오컬트 소설 ‘프린츠하우스’가 출간될 예정이다. 강 작가는 “그 동안 악의 평범함을 다룬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번 작품은 악의 특별함을 들여다본다”며 “악마와 악인, 악연을 깊이 탐구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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