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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Z세대의 디지털미디어 몰입 문제는 문화적 현상을 넘어 사회적 우려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의 5명 중 2명(43%)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으며 이는 전체 이용자 대비 비율(22.9%)보다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학습 집중력 저하와 교우 관계 단절, 교사와의 갈등 등 교육 현장에도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려는 정부 차원의 개입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발원지인 미국은 이런 중독의 위험에 대해 먼저 인식하고 가장 강력한 수준의 제도화에 나선 나라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해온 미국에서조차 미래세대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 개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규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그 일환으로 연방정부는 2023년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유해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아동 온라인 안전법’(Kid Online Safety Act)을 추진 중이다. 각 주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입법을 시도하고 있다.
뉴욕, 올가을 ‘벨투벨’ 전면 도입…“정부가 직접 개입해야”
뉴욕은 이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도 가장 강도 높게 대응에 나선 지역이다. 캐시 호철 뉴욕 주지사는 2025~2026학기가 시작되는 올가을부터 주 내 모든 공립학교(K-12)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일명 ‘벨투벨’(Bell-to-bell)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은 점심시간을 포함해 등교벨이 울릴 때부터 하교벨이 울릴 때까지 교실, 운동장 등 교내 어디서도 스마트폰을 비롯한 개인 디지털미디어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학교는 자체적으로 스마트폰 보관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주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1350만달러(약 186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앤드류 거나디스 뉴욕주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회사가 18세 미만 사용자에 대해 알고리즘을 제한하는 ‘자녀 안심법’(Safe for Kids Act), 미성년자 개인 데이터를 본인의 동의 없이 상업적 목적으로 수집하는 것을 금지하는 ‘뉴욕 아동 데이터 보호법’(New York Child Data Protection Act) 등의 법안을 통과시키며 지난해 교내 스마트폰 전면 금지 조치 도입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올해도 중독성 기능이 있는 소셜미디어에 경고 라벨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디지털미디어에 대한 공공의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며 벨투벨 정책의 실현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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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나디스 의원은 기업들에 안전장치를 맡기긴 어려운 이유로 ‘담배’와 ‘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미국 연방정부는 1964년 흡연이 사망과 직결되는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나 담배업계가 이를 알리려고 시도하지 않자 이듬해 모든 담배갑에 경고문을 넣는 ‘담배 라벨 및 광고법’(Federal Cigarette Labeling and Advertising Act)을 제정했다. 자동차의 경우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치명적 부상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도출됐는데도 회사들이 제작 비용 증가, 소비자 불안 우려 등을 이유로 설치를 꺼리자 각각 1968년, 1991년에 관련 입법으로 의무화했다.
미국은 시민의 자유 보장이 수정헌법 1조에 담겨 있을 정도로 자유에 대한 가치를 중시하는 나라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활동 역시 이 헌법 아래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미디어 중독은 정부의 강제력이 필요할 정도의 사회적 문제로 비화했다는 게 거나디스 의원의 판단이다. 그는 “청소년 한두 명이 아닌 그 세대 전반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현상으로, 각자의 알고리즘으로 콘텐츠를 접하면서 각기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에 그들의 부모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드시 사회 전반의 대응이 필요하고, 정부는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해 분명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저지 “학생들 우회로 찾을 것…공교육, 신중한 변화 필요”
인접주인 뉴저지는 학교 평가, 학업성취도 등 각종 교육 관련 지표에서 전국 최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미국 내 교육열로 유명한 지역이다. 디지털미디어 규제와 관련해서는 올해 초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가 공립학교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제안한 바 있으나 아직 주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지침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곳에서도 교육구나 학교 차원에서의 개별적인 관리 방안은 실행되고 있다. 규율 수준 자체는 뉴욕보다는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곳의 청소년들은 뉴욕 벨투벨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물음표를 붙였다. 뉴저지 해컨섹의 이공계 공립고교인 버겐카운티 아카데미스에 재학 중인 스칼렛 오(16)양은 6월 25일 “학교에서도 기상 상황에 따른 휴교 공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는 등 학교 문화 자체에 소셜미디어와 통합돼버렸는데 그걸 단번에 제거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아무리 엄격하게 정책을 시행한다고 해도 학생들은 우회하거나 피할 방법을 분명히 찾아낼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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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 테너플라이의 교육 행정을 담당하는 테너플라이 교육청은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교내 전면금지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유연한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민간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건 공공의 역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급변하는 기술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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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다 유 테너플라이 부교육감은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대상자가 학생이라는 점을 언제나 잊어서는 안 된다”며 “아이들의 정신 건강과 학습 효율을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규칙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학생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변화의 과정은 투명해야 하며 방향도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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