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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전 대법원장은 광복 후 법학교육을 받고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장이 됐다. 김 대법원장이 일제강점기 징병·징용을 피하다 광복을 맞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과정은, 개인의 생애사이면서 광복 후 부족한 판사를 충원하던 여러 법관임용제도의 운영과정을 방증한다.
그가 지방법원 판사 재임 시 지역 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경험한 부정개표 상황은 당시 우리 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법원의 창구로서 사법행정을 맡게 된 춘천지방법원장 시기에 일본어로 기재된 호적을 우리말로 바꾼 경험은 이후 전국에 영향을 미쳤다.
법원행정처장 재임 시 ‘민사소송규칙’, ‘형사소송규칙’을 제정해 법정운영의 근거를 명확히 하는 한편 전산실을 마련한 기억, 그리고 대법원장 재임시 서초동 법원청사 건립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부와 조율하며 ‘사법시설 등 조성법’을 개정한 일화, 국민과 소통하고 사법부 구성원과 인화를 중시하던 사법행정의 철학 등 대법원장의 삶은, 바람직한 법관의 길을 돌아보고 재판과 사법행정에 대한 당시의 고민을 공유하는 한편, 사법부의 역할과 기능에 관해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법원도서관 ‘구술채록 사업’을 통해 발간된 이번 책은 각급법원 도서실과 유관기관, 공공도서관 등에 배부되고, 법원전시관, 사법역사문화전시실 등 법원사 자료 상설전시공간에도 비치된다. 법원도서관 홈페이지의 ‘전자책·오디오북’에서 전자파일을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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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주요 인사의 구술기록은 공식 기록물에 나타나 있지 않은 중요 활동을 입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법원도서관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역대 대법원장 등 법원 주요 인사 23인의 구술을 채록했다. 인터뷰 영상과 음성, 사진, 녹취문 등의 자료는 구술기록으로 보존하고, 구술자가 정한 공개 시기와 범위에 맞게 일반에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