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함에 따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추진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됐다. 경제에서는 적극적인 확장재정을 기반으로 하는 정부의 역할 강화가 주목된다. 총선 승리가 확정된 뒤 그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 추진으로, 위기관리 투자와 성장 투자에 힘쓰겠다”는 취지의 정책 방향을 밝혔다.
선거 과정과 자민당의 역사적인 대승 이후 발언을 종합해 보면 ‘사나에노믹스’의 주요 축은 재정을 최대한 동원하는 경기 부양과 복지 등 기존 정부지출의 유지로 정리된다. 선거 직후 일본 증시가 최고의 고점을 찍었지만, 국챗값은 급락한 배경이다. 정부지출 확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고, 5년 만기 물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금리가 1%대로 오랫동안 낮은 편이긴 하지만 채권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국채금리의 급상승은 주목할 만하다.
다카이치 정부의 정책적 성과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세수가 관건이지만 ‘식료품 소비세 감세안’ 등 공약을 감안할 때 재정 운용에 압박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일본 정부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22조 3092억엔의 지출 예산을 편성했는데 국채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위한 예산만 31조 2758억엔에 달한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니 예산의 25.6%를 빚 갚는 데 쓰는 재정의 악순환 늪에 빠진 것이다. 그러면서도 저출생·고령화의 구조적 인구 딜레마 속에 막대한 복지지출은 쉽게 줄이지도 못하고 있다. 이 점은 한국도 심각하게 경계할 일이지만, 일본 걱정할 처지가 못 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의 관심사는 일본 국챗값의 급락, 즉 금리 상승이다. 근래 엔화와 동조 흐름을 보여온 원화 가치도 걱정이다. 엔화의 장기 약세에 주목하면서 애써 막아온 원·달러의 고환율이 재현될 공산에도 대비해야 한다. 일본 국채시장의 변화와 그에 따른 금융·외환의 변동은 우리에게도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거 후 사나에노믹스를 종합적으로 유의해보지 않으면 안 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