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 2기 부지 '원전 벨트' 영덕·울주·울진 3파전

정두리 기자I 2026.02.19 05:30:02

한수원, 3월까지 부지유치 공모
동해안 원전 집중화 부담이지만,
지역 내 기업 유치 확대 기대감도



경북 울진에 운영중인 신한울1,2호기. (사진=한수원)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가 신규 원전을 계획대로 도입한다는 방침을 확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원전 유치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경북 영덕군과 울진군, 경주시,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 등이 참여 움직임을 보이며 경쟁구도가 그려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들 지역은 모두 이미 원전이 있는 곳으로, 수용성 확보 등 사업 추진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어 신규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8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2037~2038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1.4기가와트(GW) 규모 대형 원전 2기를 짓는 사업과 2035년까지 총 0.7GW 규모의 소형모듈원자로(SMR) 4개 모듈을 짓는 사업에 대한 후보부지 유치 공모 절차에 착수해 오는 3월 30일까지 지자체의 신청을 접수 중이다.

기존 동해안 원전 벨트를 중심으로 다수 지자체가 원전 유치를 검토 중이다. 대형 원전 2기의 후보지로는 경북 영덕군과 울진군, 울산 울주군, SMR 후보지로는 경북 경주시와 부산 기장군 등이 거론된다.

후보로 거론되는 모든 지자체가 현재 원전을 운영 중인 곳이어서 행정절차 경험과 기반시설, 원전 안전성에 대한 체감 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역 탈핵단체 중심으로 일부 반발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기존 원전이 지역경제에 기여했다는 인식 덕분에 지역 여론도 경제적 실익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을 예상하면, 이 같은 장점이 더 부각될 수 있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등 전력수요량 증가로 2038년 최대전력수요가 현재보다 1.5배(기준수요 기준 145.6GW)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이다. 원전 건설이 부지 공모부터 상업 운전까지 통상 12~15년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미 시간이 빠듯하다는 평가다. SMR은 이보다 빠른 10~12년 내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나 국내 첫 SMR인 만큼 규제체계 정비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전력당국으로선 기존 원전 입지에 추가 원전까지 집중된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동해안 원전 전력을 수도권으로 대량 송전해야 하는 현 수도권 전력수요 집중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송전선로 증설이나 전력계통 보강 등 전력망 투자 확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자체 입장에선 정부가 연내 도입을 추진 중인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가 본격 시행되면, 발전소 인근 산업단지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기업 유치 경쟁에서 활용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이 더는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2월 법정 계획이 확정됐음에도 정치적 혼란과 정권 교체 속 실제 사업 절차가 1년 가까이 지연된 만큼 서둘러야 한다는 이유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지금 논의하는 신규 원전은 우리 세대가 쓸 전기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쓸 전기”라면서 “수용성과 행정절차 기간을 모두 고려하면, 기존 부지 중심 전략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울주 부지의 경우 부지가 다소 좁다는 제약 요인이 있지만 원자력 연수원과 원자력대학원대학교까지 한수원 부지 안에 있어서 행정적으로 매우 편리한 곳”이라며 “울진 역시 원전 찬성 여론이 강해 유력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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