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초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에 이어 또 ‘황금알을 낳는 거위’ 쟁탈전이 열린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선정 작업이 막을 올린 것이다. 최종 선정까지는 시간이 있지만 수혜 업체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벌써부터 몰릴 조짐이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 카지노 업체인 GKL(114090)은 지난 21일만 해도 2만7800원까지 내려갔지만 28일 9.53%(2650원) 상승한 3만450원에 마감했다. 파라다이스(034230) 역시 같은 기간 1만9700원에서 2만1600원으로 9.64%(1900원) 올랐다.
GKL은 한국관광공사 자회사로 코엑스 등에서 세븐럭 카지노를, 파라다이스글로벌이 최대주주인 파라다이스는 워커힐 등의 카지노를 운영 중이다.
이들 업체의 주가 상승은 정부의 복합카지노 리조트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7일 인천 6곳을 비롯해 경남 진해, 부산 부항, 전남 여수 등 9곳을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계획 공모 지역으로 뽑았다. 2개 내외의 사업자를 선정하고 외국인전용카지노사업 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복합리조트에는 고급 호텔과 국제회의시설, 문화·예술시설과 함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서게 된다. 카지노는 수요가 점차 성장하는 시장이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7개 카지노의 총 매출액은 약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파라다이스워커힐카지노 한 곳에서만 4166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앞으로도 주요 고객인 중국인 등의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사업 콘셉트를 제안한 것으로 추정되는 업체들의 면면을 보면 미국·중국·홍콩 등 해외 자본이 대거 포진했다. 국내는 GKL과 오션뷰, 롯데그룹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GKL은 복합리조트의 한 자리를 따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인천 지역의 선정 가능성이 높은데다 노하우가 풍부한 공기업이라는 이점도 있어서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집적화와 접근성 등을 감안했을 때 최종 사업자는 인천이 1개 이상일 것”이라며 “사업 추진 역량 등을 감안했을 때 GKL 경쟁력이 높고 사업권 확보 시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인천은 이미 카지노 2곳이 개발 중이어서 향후 ‘카지노 특구’로 성장이 기대된다. 파라다이스와 외국계 자본인 리포&시저스는 각각 영종도 제1국제업무지구와 미단시티에서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 허가권을 확보했다.
카지노 산업 성장 기대감으로 관련 업체 주가도 올랐다. 카지노 모니터 제조업체인 코텍(052330)은 정부 발표 후 28일 하루만 4.28% 올랐다. 고가형 제품 매출 확대로 실적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역시 카지노 모니터가 성장세인 토비스(051360)도 한주간 19.11% 뛰었다.
최 연구원은 “사업 대상 후보지 윤곽이 드러나 지방자치단체·업체들의 유치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향후 업체별로 운영·개발계획, 전략이 구사돼 카지노 업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