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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파트단지 교통사고는 가해자 형사처벌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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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I 2026.11.02 06: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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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단지 내 교통사고 1만2천건
'도로 외 장소'라 대부분 보험 처리 그쳐
보행자 보호 위한 교특법 개정 절실

[심재익 한국교통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아파트단지 내 교통사고로 지나가던 어린이가 다친다면 어떻게 처리될까? 운전자가 종합보험을 가입했으면 통상 보험 처리로 종결한다. 하지만 가해 운전자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없다.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는 이른바 ‘특례’를 인정하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때문이다. 해당법에 따르면 피해자가 사망 또는 중상해를 입은 경우가 아니라면 12대 중과실 사고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모든 권리를 보호하고 사고 처리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도록 설계된 법률이다. 속내를 보면 형사처벌로 인한 필요 이상의 과도한 범죄자 양산 방지가 주된 목적이다.

법의 취지는 이해되지만 적어도 억울한 피해는 없어야 하는데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 법이 교통사고 피해자보다는 가해 운전자를 더 편하게 해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최근 4년간 아파트단지 내에서 1만 2000여건의 교통사고로 164여명이 사망하고 2500여명이 중상을 입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인명피해가 아파트단지에서 매년 발생하고 있다.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안전 사각지대인 셈이다.

아파트단지 내 도로는 도로교통법 제2조에 따라 대부분 도로로 인정하지 않는다.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단지 내에서 차량이 속도를 내도, 무질서한 주차가 성행해도 법적인 제재 수단이 거의 없다. 더욱이 사고가 나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에 해당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이 면제된다. 안전 관리가 소홀하고 사고가 나도 대부분 보험 처리로 끝나는 장소다. 한마디로 안전 관리가 부실하고 운전자마저 별달리 경각심이 없다 보니 사고도 줄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파트단지 내 도로가 법에서 정한 도로가 아니더라도 보행자와 자동차가 혼재하는 생활공간만큼은 보행자 보호가 기본이다. 이는 법으로 담보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차장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아파트단지와 같이 도로가 아닌 장소도 모든 차의 운전자는 보행자를 보호토록 2022년 도로교통법을 개정했다. 도로교통법 제27조 6항 ‘도로 외의 곳’에서 보행자 보호를 명시한 것이다.

후속 조치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 도로교통법 제27조 6항 위반을 근거로 도로 외의 장소에서 일어난 보행자 교통사고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상 중과실 사고에 포함하거나 또는 별도 조항으로 피해자와의 형사 합의를 전제하도록 하는 조치 등을 검토해야 할 때다.

문득 주차장 입구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한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 방송을 우연히 본 기억이 난다. 할머니가 병원에서 8주일 정도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에 거동이 힘들어 간병인의 도움을 받았지만 보험사에서는 개호비 지급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간병인에 대한 비용 지급을 거부했다고 한다.

본인 잘못이 아닌 사고로 병원 신세를 진 것도 억울한 데 경제적 피해 마저 입은 것이다. 적어도 피해자와의 형사 합의가 전제되었다면 이런 억울함은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법 개정을 악용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보험사기와 같은 부작용 때문에 억울함이 외면되어서도 곤란하다. 아파트단지 내 도로는 집 앞마당과 다를 게 없다. 아파트단지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가장 안전해야 할 생활공간이다.

[기고] 아파트단지 교통사고는 가해자 형사처벌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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