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에 더해 비관세장벽도 한미 간 통상 이슈로 급부상했다. 미국은 최근 우리의 대미 투자 지연을 이유로 관세 인상을 예고하는 동시에 비관세장벽 해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투자 문제는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안의 처리에 합의하고 정부가 이를 내세워 미국 측에 이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풀려가고 있다. 그러나 비관세장벽 문제에서는 양국 간 접점이 쉽게 찾아지지 않는 양상이다. 미국은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 구글의 국내 정밀지도 이용 허용,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입법 추진 중단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부분 정치·사회적으로 예민한 사안이어서 우리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비관세장벽에 통상 압력의 초점을 맞추는 미국 정부의 분위기는 조현 외교부 장관을 통해 드러났다. 조 장관은 4일 미국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했다. 조 장관은 귀국 후 9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미국이 한국과의 비관세장벽 관련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관세를 인상해 무역적자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한국이 성의를 보이거나 구체적 조치를 하지 않으면 관세를 올리겠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같은 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기자 브리핑에서 조 장관과 다소 다른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김 장관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가진 화상회의 내용 등을 근거로 “미국은 대미투자특별법안 처리 지연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뭔가 건수가 있으면 숟가락을 얹어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이 관세 인상을 유예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대미 통상외교의 투톱이 엇갈리는 말을 하니 혼란스럽다. 비관세장벽이 현재 진행 중인 관세협상의 결과를 좌우할 이슈라는 건가, 아니면 압박을 목적으로 한 부차적 이슈라는 건가. 이러니 국민이 미국의 압박에 대한 대응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미국이 전 부처를 망라한 협상팀을 이달 중 한국에 파견한다고 한다. 정부는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해 일사불란한 대응 태세를 갖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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