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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숲속에서도 '119 신고' OK…스타링크로 '통신 사각지대'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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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I 2026.10.12 0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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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18억원 투입해 74대 배낭형 스타링크 장비 연내 도입
7일 강원 삼척서 인터넷·긴급신고 실증
산림 작업 중 사고 가정해 119 신고 테스트
휴대전화와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D2C 도입 본격화할지 주목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서울에서 차로 3시간30분여를 달려 도착한 강원 삼척시 노곡면 상마읍리 천봉 입구. 입구부터 시작되는 비포장길을 따라 SUV로 30여분을 더 달리니 천봉 자락의 해발 800m 지점에 도달했다. 비포장 구간이 시작되면서부터 휴대전화 신호는 한 칸도 잡히지 않았고, 화면에는 ‘제한된 서비스’라는 문구만 떴다. 하늘을 반쯤 가린 30m 높이의 우람한 강송(금강소나무)이 빽빽이 들어선 이곳은 산림청의 밀도 조절 솎아베 사업이 진행 중인 현장이다.

산림청은 지난 7일 이곳에서 산림 작업 중 사고를 가정해 스타링크 장비를 통한 인터넷 연결과 119 긴급신고를 시험하는 실증을 진행했다(사진=윤정훈 기자)
산림청은 지난 7일 이곳에서 산림 작업 중 사고를 가정해 스타링크 장비를 통한 인터넷 연결과 119 긴급신고를 시험하는 실증을 진행했다(사진=윤정훈 기자)
산림청은 이 같은 음영지역의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저궤도 위성통신 ‘스타링크’ 배낭형 장비를 도입한다. 사업비는 18억원 규모로, 장비 74대를 마련해 연내 전국 국유림관리소 등에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산림청은 지난 7일 이곳에서 산림 작업 중 사고를 가정해 인터넷 연결과 119 긴급신고를 시험하는 실증을 진행했다. 이번 사업은 향후 일반 스마트폰과 위성이 직접 통신하는 D2C(다이렉트 투 휴대폰) 도입 논의의 테스트베드로도 주목받는다.

장비는 전원공급장치, 스타링크 미니 안테나, 와이파이 공유기, 온습도계를 하나의 배낭에 담았다. 한 사람이 메고 이동해 5분이면 설치할 수 있다. 배터리 포함 무게는 15㎏, 완충 시 1시간 사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장비를 가동하자 곧장 와이파이가 잡혔고, 일반 휴대전화로 카카오톡과 유튜브를 쓸 수 있었다.

스타링크 앱에는 나무 때문에 신호를 받을 하늘이 가려진 곳이 많다는 안내가 떴음에도 측정 속도는 다운로드 162Mbps, 업로드 59Mbps, 지연시간 39ms가 나왔다. 이는 집에서 인터넷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속도다.

산림청이 도입 예정인 배낭형 스타링크 장비(사진=윤정훈 기자)
산림청이 도입 예정인 배낭형 스타링크 장비(사진=윤정훈 기자)
스타링크 앱에서 산림청이 도입 예정인 배낭형 장비의 속도가 표기돼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스타링크 앱에서 산림청이 도입 예정인 배낭형 장비의 속도가 표기돼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현장에서 작업을 지휘하는 정의훈 대성 영림단장은 “산림현장은 통신이 안 터지는 곳이 많아서 사고가 났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며 “도입되면 활용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119 신고다. 카카오톡 보이스톡 같은 인터넷 음성통화로는 119에 직접 신고할 수 없다. 문자나 119 신고 앱 등 정식 긴급신고 채널을 이용해야 하는데, 인터넷 음성통화는 상황실에 위치가 자동으로 전송되지 않는다는 점도 단점이다. 산림청이 장비와 함께 070 인터넷전화기를 따로 지급하는 이유다. 시연에서는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환경에서 인터넷전화로 119에 바로 연결됐다. 119 신고 앱을 통한 구조 신고도 가능하다. 앱은 위치 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휴대전화 GPS 좌표가 상황실로 전달된다.

평소에는 임도 공사, 벌채, 조림 현장의 업무 통화와 작업자 안전 확인, 일일 보고에 쓴다. 현장 이동 시에도 배낭 하나만 메면 통신을 함께 가져갈 수 있다. 산불 현장에서 부상자가 생기면 119 신고 앱으로 위치와 함께 구조 요청을 넣는 수단도 된다.

이영지 산림청 디지털담당관은 “일상에서 당연하게 터지는 통신이 산림 현장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곳이 많다며 현장 의견을 듣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삼척의 음영지역 3곳에서 한 시험에서도 모든 지점에서 인터넷 연결과 긴급신고가 원활하게 이뤄졌다.

강원도 삼척 태백산맥 자락의 천봉 강송 벌목 작업현장에 나무가 쌓여있다(사진=윤정훈 기자)
강원도 삼척 태백산맥 자락의 천봉 강송 벌목 작업현장에 나무가 쌓여있다(사진=윤정훈 기자)
현장에서는 보완 요구도 나왔다. 배터리 포함 15㎏이라는 무게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있었고, 작업지가 와이파이 도달 거리(100m 안팎)를 벗어나면 장비를 옮겨야 한다는 점도 거론됐다.

산림청은 와이파이 도달 거리가 나무 같은 장애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작업지와 가까운 베이스캠프 등 하늘이 트인 곳에 설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또 현재 배터리가 1시간 밖에 안되는 것도 차량을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방식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고장 대비책도 마련한다. 산림청은 사업자와 논의해 현장 공백이 없도록 요구 물량의 10% 안팎을 예비품으로 확보해 두고, 고장 신고가 들어오면 빠르게 대체품을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070 전화 역시 일반 휴대전화와 달리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가 119에 전달되지 않는다. 위성망을 거치면 반경 50㎞ 정도로밖에 위치를 특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가 서울 119 상황실로 접수되고 각 지역 상황실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 것도 숙제다. 산림청은 소방청과 협의해 위치정보 전달 방식을 개선할 계획이다.

사업자인 스페이스링크 관계자는 ”탁 트인 곳에 설치하면 성능이 더 좋아지고, 하늘만 가리지 않으면 비·눈이나 야간에도 상관없이 쓸 수 있다“며 ”공위성 추적기(PTT 방식)를 활용해 위치 오차를 보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한계의 대안으로는 D2C(다이렉트 투 휴대폰) 통신이 거론된다. D2C는 별도의 안테나나 매개 장비 없이 우주의 저궤도 위성이 지상의 스마트폰과 직접 주파수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일반 전화번호로 신고하게 되므로 070 방식보다 위치정보 전달에 유리할 전망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위성망과 이동통신망을 연동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지금은 안테나와 공유기를 배낭에 넣어 가야 하지만, D2C가 상용화되면 산악·도서·해상에서도 평소 쓰던 스마트폰만으로 통신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 과기정통부는 위성통신을 별개의 특수서비스로 보던 체계에서 이동통신망의 일부로 결합하는 방향의 제도 개편을 검토 중이다.

일본 통신사 KDDI는 스타링크를 활용한 D2C 서비스를 작년 도입해 현재 약 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일본의 지상 기지국 기반 이동통신망의 인구 커버리지는 99%이지만 국토 면적 기준으로는 약 40%가 음영지역이어서, 이를 메우기 위해 D2C를 도입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촘촘한 5G·LTE 망 덕분에 위성통신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았다. 하지만 재난 상황에서의 통신 회복력 강화와 산림·해양 등 특수 지역의 안전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산림청의 위성 통신망 도입은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국내 위성통신 시장에서도 위성 기술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며 ”기존 지상망은 도심에서 사용되고 위성통신은 산악·해안지대의 재난망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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