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미 투자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2000억달러 전략투자 가운데 540억달러를 알래스카 LNG 개발에 투입하는 구상을 30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확정한 1호 사업은 텍사스 가스복합발전소뿐이다. 알래스카 LNG와 미국 원전 8기 사업은 상업성을 추가 검토한 뒤 최종 결정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존 입장이다. 미국 발표와 한국의 투자 확정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알래스카 LNG는 북부 지역 천연가스를 약 1300㎞ 파이프라인으로 남부로 보내 액화해 아시아로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예상 사업비만 445억~545억달러에 이른다. 현재 연간 약 1300만t의 잠정 구매약정이 있지만 상당수가 비구속적이고, 사업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려면 추가 판매계약도 필요하다. 높은 건설비와 공사비 상승 위험, 미국 걸프만·캐나다 LNG와의 가격 경쟁, 난공사도 넘어야 할 산이다. 첫 수출 목표도 2031년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국내 기업의 기자재·건설 참여라는 이점이 있을 수 있다. 미국도 철강 등 관련 기자재의 관세 인하와 경제성 있는 장기 LNG 구매계약, 한국의 LNG 우선 접근권 등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건이 실제 수익성을 담보하는지는 다른 문제다. 더구나 미국의 이번 발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 나왔다. 미국 국내 정치에서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할 유인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의 수십조원 투자 판단까지 미국의 정치 일정에 맞춰 끌려가거나 서둘러서는 안 된다. 동맹은 중요하지만 투자 손익을 대신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대미 전략투자 2000억달러(약 270조원)는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텍사스 발전소든 알래스카 LNG든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장기 판매처가 있는지, 원금 회수가 가능한지, 예상 수익률은 충분한지, 공사비가 불어나면 누가 부담하는지, 한국 기업에는 일감이 얼마나 생기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대미 전략투자의 기본 원칙은 ‘미국 요구’가 아니라 ‘한국 국익’이어야 한다. 알래스카 LNG도 정치적 상징사업이 아니라 냉정한 투자사업으로 판단해야 한다.

![[단독]'적색수배' KOK 자금총책 지갑 보니…국내외 거래소로 1050억대 현금화](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10/PS26100200001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