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다음주 토요일 저녁 6시 강남에서 고등학교 동창회’ 홈 AI초대장에 간단한 모임 정보를 넣자 모임명, 소개글, 일러스트가 담긴 초대장이 즉시 만들어진다. 모임 구성원은 이 초대장을 통해 참석여부를 바로 체크할 수 있고, 회비 납부까지 한번에 끝낼 수 있다.
모임이 끝난 후 회비를 정산해야하는 총무의 스트레스도 없다. ‘AI모임총무’는 모임통장과 연계해 입금액 미납자 명단 인원수 납부 마감일 등을 알아서 척척 정리해준다. 단순 입출금 확인이 뿐 아니라 대화내용으로 맥락을 파악한다. 모임통장에 이자가 얼마붙었는지 캐시백이 얼마가 들어왔는지도 물어보면 바로 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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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은행 창구에 가면 뭘 물어볼까. 이것이 카카오뱅크가 AI서비스를 적용한 우선 순위 기준입니다. ‘이 상품은 뭐죠?’ 혹은 ‘어떻게 신청하나요?’라며 상품과 방법을 묻겠죠. 그 다음에는 ‘이자가 얼마나 되나’를 몯습니다. 또 은행 앱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은 이체고요. 여기까지가 기본 서비스였고, 그 다음 1300만명이 사용하는 모임통장의 니즈를 파악하게 된거죠.”
최근 경기도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만난 서경국 대화형 AI서비스팀장은 AI서비스를 출시배경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AI검색을 가장 먼저 선보인 카카오뱅크는 △AI 금융 계산기 △AI 이체 △AI 모임총무를 잇따라 내놨다.
말 한마디로 송금 끝내는 ‘AI 이체’
AI이체는 대화창에서 말로 송금하는 기능이다. 계좌번호 없이 ‘엄마에게 10만원 보내줘’ 처럼 이름이 아닌 별명(호칭)으로 표현해도 이체가 가능하다. 물론 마지막 단계에서 ‘엄마’가 ‘000’이 맞는지 이름과 금액을 확인하는 절차는 있다. 다른 시중은행 AI를 통해 같은 주문을 할때. 이체 탭으로 이동해서 하라며 버튼을 보여주는 것과 비교하면 편의성 측면에서 확연한 격차를 보여준다.
AI서비스의 포문을 연 AI검색을 시작할때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에 대한 우려는 없었을까. 서 팀장은 AI검색을 준비하면서 “이보다 더한 검증단계를 거친 서비스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검증했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외주를 통해 수천개의 질문을 학습시켰고 내부의 레드팀(Red Team)을 가동해 검증하고 보완했다. 마지막으로 출시 직전엔 전사의 기획자들을 통해 아주 고도화된 질문을 약 8000여개를 추가로 수집해 답변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렇다면 AI검색이 은행 영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서 팀장은 “고객들이 AI로 검색한 내용에 관련 링크를 달아 상품을 볼 수 있도록 하는데, 이 링크 클릭률(CTR)이 30% 정도가 된다”며 “질문 →정보→ 상품탐색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꽤 높다”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AI투자정보 서비스도 오픈했다. 카카오뱅크가 요새 강조하고 있는 것이 은행 앱에서 바로 주식투자를 할 수 있게 하는 투자 서비스다. 서 팀장은 “대화형 검색을 통해 특정 종목에 대한 분석이나 시장 분석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전망치)까지 정리해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 목표는 대화창 하나만 남는 은행
금융의 기능을 수행해주는 AI에이전트의 실행도 계획하고 있다. 예컨대 체크카드를 분실했을때 지금은 AI 메뉴에서 “분실 신고해줘”라고 하면 “분실신고 페이지로 이동해서 신고하세요”라고 안내를 받는다면, 앞으로는 대화에서 바로 분실 신고가 실행되고 추가로 카드 재발급 신청까지 연결되는 식이다.
또 모임통장, 이체, 투자 등 각각의 메뉴에 흩어져 있는 AI 기능을 하나의 탭으로 묶는 작업을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앱 홈 화면 한 가운데 배치된 ‘AI탭’이 바로 그 중심이다. 서 팀장은 “고객이 아무 고민 없이 그냥 AI탭에 들어와 질문을 하고 정보를 얻고 실행까지 마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카카오뱅크 AI의 지향점”이라며 “ 궁극적으로는 은행앱에 대화창 하나만 남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복잡한 UI를 다 걷어내고 AI와의 자연스러운 대화만으로 모든 금융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가 지향하는 방향은 고객이 AI를 찾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금융 비서처럼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 금융의 어려움과 복잡함을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AI 네이티브 뱅크(AI Native Bank)’다. 그런 맥락에서 카카오뱅크는 AI에 친근한 성격을 부여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서 팀장은 “답변만 기계적으로 열거하는 딱딱한 성격이나, 문맥을 못 알아듣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기존 챗봇들과 달리, 고객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카카오 특유의 감성을 AI에도 녹여내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 노력을 증명하듯, 오늘 오후 켠 카카오뱅크 앱의 AI는 기자가 대화창에 잠시 남겨둔 타인의 계좌번호를 인식하더니, “이 계좌로 바로 이체할까요?”라며 다정하게 먼저 말을 건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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