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입법예고한 ‘핵추진잠수함의 획득·운영 및 안전관리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 따르면 핵잠 원자로와 안전관계설비, 핵연료가공시설을 설치하거나 운영·해체하려면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방부 장관은 승인 이후 검사도 담당한다. 검사 결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시정·보완을 명령할 수 있다. 표준설계 승인과 주기적 안전성평가, 승인 취소와 사업정지 권한도 갖는다. 원자력이용설비가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용정지와 개조·수리 등을 명령할 수도 있다. 핵잠 획득사업을 추진하는 부처가 원자로 안전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하면 사업을 멈추는 규제기관 역할까지 동시에 맡는 구조인 셈이다.
전문기관 원안위 빼고 국방부 단독으로?
이에 따라 기존 원자력안전법과의 충돌 문제도 제기된다. 정부안은 핵잠 관련 시설이 이미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허가나 인가 등을 받았더라도 특별법에 따른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기존 허가·인가 등의 효력이 즉시 상실하도록 했다. 핵잠 원자로에 대해서는 기존 원자력안전위원회 중심의 규제체계와 별도로 국방부 중심의 군 원자력 안전관리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군용 원자로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별도의 규제기준이 필요할 수는 있다. 원자로 설계와 성능 상당 부분이 군사기밀이고, 잠수함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탑재돼 일반 상업용 원전과 운용환경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사적 특수성에 맞는 기준을 별도로 만드는 것과 사업 추진기관이 안전규제까지 맡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자로 개발과 잠수함 전력화를 일정에 맞춰 추진해야 하는 기관과 안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업을 중단시킬 수 있는 기관 사이에는 독립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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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핵추진잠수함전략위원회를 두고 원자력안전분과위원장은 원안위원장이 맡도록 했다. 정부안이 국방부 안에서 별도 군 원자력 규제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라면 유 의원안은 기존 독립규제기관인 원안위의 전문성과 권한을 핵잠 사업에 활용하는 구조다.
기지와 사용후핵연료, 승조원 보호에 관한 규정도 의원안이 상대적으로 구체적이다. 핵잠 시설지역을 정할 때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반영하고 주변지역 지원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후핵연료는 국가가 관리하고 법 시행 후 3년 안에 저장시설 확보 방안과 재원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승조원은 방사선작업종사자로 간주해 피폭선량을 측정하고 기록을 30년간 보존하도록 했다.
“육상설비, 원자로 개발과 병행돼야”
다만 유 의원안도 기본계획 수립 주체는 국방부 장관으로 두고 있다. 핵추진잠수함전략위원회 산하에 분야별 핵추진잠수함사업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사업단이 전체 일정과 비용·기술을 어떤 권한으로 통합 관리할지는 시행령 등에 상당 부분 맡겨져 있다.
예산의 안정적인 확보도 과제다. 정부안은 국방부 장관이 10년 단위 기본계획에 사업 재원을 반영하고 국무총리 소속 전략위원회가 재원조달을 심의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작 전략위원회의 존속기간은 법 시행 후 5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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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안과 유 의원안 모두 육상원형시험시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LPTF는 핵잠에 들어갈 원자로와 추진체계를 실제 잠수함에 탑재하기 전 육상에서 가동하며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설이다. 원자로 출력과 냉각계통, 추진체계 연동 등 설계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을 실제 운전조건에 가깝게 시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핵잠 건조와 별개로 LPTF 구축을 사업 초기부터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핵추진잠수함 원자로는 설계를 완성했다고 바로 잠수함에 넣을 수 있는 장비가 아니다”며 “육상에서 실제 운전조건에 준하는 충분한 성능·안전성 시험을 거쳐 문제점을 찾아낸 뒤 잠수함에 탑재해야 사업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를 목표로 한다면 LPTF는 나중에 검토할 부대시설이 아니라 원자로 개발과 동시에 착수해야 하는 핵심 선행사업”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