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새벽 러시아의 이란제 자폭 드론 25대가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일대를 공격했다”며 “남쪽과 남동쪽에서 샤헤드-136과 131 드론이 여러 차례에 걸쳐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공부대 등과 협력해 총 22대의 드론을 격추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남부작전사령부는 이번 공격으로 다뉴브강의 민간 기반 시설이 파손되고 민간인 2명이 다쳤다고 알렸다.
|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한 오데사는 곡물 수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구다. 공격 받은 시설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오데사주 이즈마일에 있는 레니항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현지 일부 매체들은 전했다. 레니항은 올해 7월 흑해곡물협정 중단 이후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외부로 실어 나르기 위한 대체 수송로로 쓰이는 다뉴브강의 2개 주요 수출 항만(레니항·이즈마일항) 중 하나다. 러시아는 협정 중단 직후부터 오데사 일대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몇 주간 레니항과 이즈마일항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안드리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세계 식량 위기를 자극하고자 항구 인프라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러시아 측은 이번 공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역시 맞불 작전을 폈다. 자폭 드론 등을 통해 수도 모스크바와 접경 지역의 러시아군 군사시설 등을 공격했다. 특히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를 집중 공격한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오전 크림대교 통행을 일시 중단했다가 재개했다고 밝혔다. 통행을 차단한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이후 우크라이나 침공의 전초기지로 활용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크림대교는 최근 몇 달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일 오후와 2일 새벽 크림대교 공격을 시도하던 우크라이나 무인 반잠수정 3척을 사전에 포착해 파괴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두 나라간 잦은 드론 공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더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원 무기를 통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제공 받은 장거리 미사일보다 자체 개발한 소형 드론에 의존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