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자율주행차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련 기술개발을 놓고, 관련업계에 지각 변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율주행자 시장은 2025년 1549억달러(한화 181조원 상당), 2035년 1조 1204억달러(1313조원)로 연평균 41.0% 성장률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도 지난해 1509억원에서 2035년 26조 1794억원으로 연평균 40%의 성장이 기대된다. 기존 완성차 제조사에 이어 IT기업과 부품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3개 업종간 특허출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청의 자율주행기술 특허분석 결과에 따르면 도요타와 GM, 현대차 등 완성차 제조사를 비롯해 웨이모(구글의 자율주행 부문 자회사), 애플, 바이두, LG, 테슬라 등 IT기업, 엔비디아, 벨로다인, 모빌아이 등 자율주행차 부품기업들의 특허출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존 완성차 제조사는 기구축된 제조기반을, IT기업들은 검색·스마트폰·가전·항법 등 자신들만의 강점을, 부품기업들은 핵심부품에 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특허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허청이 IP5의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자율주행차 특허출원 동향을 조사한 결과, 완성차 제조사, IT기업, 부품업체 등 그룹별 선도기업(17개 기업)의 자율주행 관련 특허출원은 모두 2만 4294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출원건수 2만 4294건 중 완성차 제조사가 1만 3280건(55%)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IT기업 5765건(24%), 부품업체가 21% 등의 순으로 점유율을 기록했다.
자율주행차의 주요기술별로는 완성차 제조사가 인지(5630건)와 제어(5423건) 기술분야에서 강점이 있고, IT기업과 부품업체는 인지(IT기업: 3704건, 부품업체: 4663건) 기술분야에서 상대적으로 특허출원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IT기업과 부품업체는 최근 들어 완성차 제조사보다 발 빠르게 특허출원량을 급격하게 증가시키고 있어 향후 특허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출원 기업 순위로는 도요타(5239건), 소니(3630건), 현대차(3080건), 혼다(2844건), 포드(2069건), LG(2019건) 등의 순으로 우리 기업인 현대차와 LG가 각각 3위와 6위에 올랐다. 다출원 순위에서도 소니(2위 3630건), LG(6위, 2019건), 구글(8위, 1727건) 등 IT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기업에서는 현대차가 전통적 완성차 제조사로, LG는 정보통신기술 등 IT 기업의 강점을 내세우며 특허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세경 특허청 자율주행심사팀장은 “미래 자동차 산업은 자율주행, 연결, 공유, 전기차 등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와 IT기술이 접목돼 자동차 제조사들이 IT기업을 인수하거나, 스타트업과 연합하는 등 다양한 기업간 투자·제휴를 통한 파트너십 강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완성차와 IT기업간 특허분쟁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허소송을 대비해 자율주행기술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핵심특허 보유기업과 협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특허청은 오는 25일 서울 강남의 한국지식재산센터에서 자율주행 유관부처, 산업계 등과 함께 자율주행 지식재산 전략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