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예금보험공사 자회사로부터 400여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자산유동화 전문법인 LSF-KDIC 투자회사가 케이알앤씨(KR&C)를 상대로 ‘선급금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2010년 12월 론스타 펀드와 KR&C는 금융기관 부실자산을 처리하려고 50%씩 투자해 LSF-KDIC를 설립했다. LSF-KDIC는 2003년 부산종합화물터미널 부지를 737억원에 사들였다. 이듬해 1350억원에 매각하고 KR&C에 미리 선급금을 분배했다. 하지만 매각 상대방에 약속했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계약은 무산됐다. LSF-KDIC가 토지를 매입한 업체에 용도변경을 약속했다가 무산된 것.
LSF-KDIC는 KR&C에 준 선급금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KR&C가 거부했다. LSF-KDIC는 결국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ICA)로 중재를 요청했고 ICA는 2011년 4월 KR&C가 부지 처리비용의 50%와 중재 판정비, 원고 측 변호사 비용까지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중재법상 중재 판정 집행은 법원 판결을 받아야 가능했기에 LSF-KDIC는 한국 법원에 다시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모두 KR&C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중재 판정을 인정하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한다”며 원소 패소 판결했다. 2심은 “두 회사 사이의 중재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ICA의 중재 판정이 합의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 분쟁에 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론스타와 KR&C 그리고 LSF-KDIC 등 3자가 맺은 ‘주주 간 계약 당사자가 분쟁을 합의로 해결하지 못하면 중재로 해결한다’는 중재합의가 유효하다고 봤다. KR&C가 선급금을 받으며 써준 확약서가 중재 합의상 ‘주주 간 계약’과 관련이 없다는 원심 판단에도 오류가 있다고 판시했다.
서울고법이 판결을 확정하면 론스타는 한국에서 철수하며 발생한 비용을 국내에서 받아낼 수 있다. ICA 중재 판정 당시 중재인으로 참여한 영국인 비더(V.V.Veeder)씨는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에 제기한 5조원대 투자자대 국가 소송(ISD)의 재판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