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올해 성장률 2% 전망…수출 둔화 내수가 메울 것"

김나경 기자I 2026.01.27 06:00:00

슈앙 딩 (Shuang Ding) SC그룹 GCNA 수석 이코노미스트[인터뷰]
美 연준 기준금리 인하 끝, 달러화 강세 유지
그린란드 등 지정학적 리스크↑, 국제 금 5150달러까지 상승
AI 미·중 패권전쟁 심화, 생산성이 잠재성장률 좌우
스테이블코인 규제 시작으로 매력도 저하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슈앙 딩 SC그룹 범중화권 및 북아시아(GCNA)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슈앙 딩 SC그룹 범중화권 및 북아시아(GCNA)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슈앙 딩 SC그룹 범중화권 및 북아시아(GCNA)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올해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 2.0%로 반등해 ‘상당한 회복’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공공의 재정지출과 민간 건설·설비투자, 소비회복이 맞물려 2%대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란 예상이다. 연초 1480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연말에는 1430원대로 하락을 예상한 가운데 기관·기업·개인의 해외투자에 따른 자본유출량을 올해 환율의 핵심 변수로 꼽았다.

슈앙 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실망스러웠다. (속보치 기준) 지난해 연간 1%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2.0%로 상당한 회복을 이룰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세 회복을 예상했다. 연 2.0% 성장률 전망은 한국은행(1.8%), 국제통화기금·IMF(1.9%)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 보다 낮은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 중간값(2.0%)과 일치한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우리나라 공공 재정지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건설투자가 증가(플러스) 전환하며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동안 특히 부진했던 건설투자가 올해 플러스로 전환하고 설비투자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AI·반도체·IT 부문 민간투자도 성장률을 받쳐주고, 고용시장 개선으로 소득이 오르며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출의 경우 지난해 수준의 호실적을 내기는 쉽지 않아 수출이 성장률에 기여하는 정도는 낮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수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이 이를 상쇄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2%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달러화가 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원화가 점차 약세를 끊어낼 것으로 예상했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SC그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실제 그렇게 되면 미국의 정책금리, 채권금리(수익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 달러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고 한국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높아서 이론적으로 원화가 더 강해지는 것이 맞다”고 했다.

연초 1470~1480원까지 환율이 급등한 데 대해서는 “한국 기업이 달러화를 벌어들이고 있지만 트럼프의 관세정책 등 영향으로 미국을 포함해 해외에 투자하는 규모도 상당히 늘었다. 달러화에 대한 수요·공급의 미스매치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개인투자자의 경우에도 미국 등 글로벌 주식의 매수 흐름이 강해 해외투자에 따른 자본유출이 최근 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향후 국민연금(NPS)이 포트폴리오에서 국내투자 비중을 높이면 달러화 수요가 감소할 것이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자본유입, 최근 대통령의 발언 등 한국 정부·중앙은행의 원화 지지 정책을 고려할 때 연말에는 143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에 따른 자본유출 영향이 “꽤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과 달리 자본통제가 없기 때문에 자본유출의 비중은 NPS,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개인의 해외투자 순이다. 각각 ‘3분의 1’ 정도인데 개인의 해외투자에 따른 유출 역시 꽤 크다”며 “매년 다르긴 하지만 개인이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해외주식에 투자하기도 하기 때문에 작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위안화와 원화의 ‘동조화’는 이제 끝났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경상수지가 15년래 최고 수준이다. 자본유출 문제가 있지만 자본통제 정책으로 유출 규모를 관리할 수 있어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정책과 맞물려 점차 절상될 것”이라며 “연말 달러·위안은 7위안 수준으로 약 2%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외적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유도하며 각종 투자와 자금조달, 석유·금 등 원자재 구입에서도 위안화를 사용하는 경쟁력 강화 정책을 펴고 있어 점차 우상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세계경제는 성장을 이어가되 리스크 수준 자체는 더 올라간 상태라고 평가했다.

탄탄한 내수와 각국의 AI·설비투자 강화, 미국·유럽의 확장 재정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세계경제의 성장률은 3.4%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유럽의 그린란드 사태에서 보듯이 지정학적인 위기가 더 커질 수 있다”며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연준 의장의 5월 교체 가능성과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 등 불확실성이 있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해 국제 금값은 올 연말 온스당 5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의 경우 재정정책과 IT기업의 설비투자 등에 따른 고용시장 개선으로 연간 2.3% 성장을, 중국은 인구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과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을 고려해 올해 4.6% 성장을 예상했다.

지난해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중 견제 및 관세 정책으로 우리나라가 중국을 대신할 아시아의 생산기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딩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AI산업에서 미·중 패권경쟁 구도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정부의 AI 플러스 액션 플랜에 따라 AI·반도체 부문에서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전방위적으로 AI 적용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이미 미·중 AI 패권전쟁은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은 고급 반도체 분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고 중국으로 가는 고급 반도체를 제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정부 정책에 따른 빠른 AI 전파와 이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강점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은 정부의 ‘AI 플러스 액션 플랜’에 따라 AI 개발 뿐 아니라 산업 현장 내 AI 활용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딥시크 사례에서 봤듯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14억명 인구를 통해 AI 모델·시나리오 개발, 방대한 데이터 축적, ‘E-커머스(전자상거래)’ 확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국이 각자의 강점을 갖고 AI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가운데 AI를 통한 생산성 제고가 잠재성장률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승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스테이블코인의 미덕은 ‘규제가 없는 것’이었는데 각국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서 스테이블코인의 전반적인 경쟁력 자체를 떨어뜨릴 것으로 본다”며 “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기 시작하면 스테이블코인 자체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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