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산불, 강풍 예보에 "진압 난항·피해 확대 우려"

방성훈 기자I 2025.01.13 09:02:19

美기상청 적색경보 발령…"바람 다시 강해져"
팰리세이즈 산불 진화 이틀째 11% 그쳐
캘리포니아 주지사 "美역사상 최악의 재난"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주 바람이 다시 강해져 피해 규모를 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리세이즈 화재로 폐허가 된 건물들 사이로 차량들이 말리부 퍼시픽 코스트 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CNN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립기상청(NWS)는 LA카운티 화재 상황과 관련해 오는 15일까지 적색경보를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은 적어도 14일까지는 풍속이 시속 30~50마일(약 48~80㎞/h)에 달하고 산에서는 시속 50~75마일(약 80~120㎞/h) 돌풍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조한 공기, 건조한 초목 등의 상황이 겹쳐 15일 오후 6시경 LA카운티에서 ‘위험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기상 조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람이 다시 강해지면 화재 진압 역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처음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의 진압률은 전날과 동일한 11%에 머물고 있다. 이튼 산불 진압률은 전날 15%에서 이날 27%로, 허스트 산불도 전날 76%에서 이날 89%로 각각 확대했다. 케네스 산불은 100% 진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불길은 내륙으로 이동하며 게티미술관과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인근의 브렌트우드 등 다른 지역사회까지 위협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돌풍, 건조한 날씨 등의 변수로 언제 완전한 진화가 이뤄질지 불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화재 진압을 돕기 위해 각각 70명, 60명의 소방관을 캘리포니아주에 파견했다. 캐나다는 공중에서 물을 뿌릴 수 있는 항공기도 지원했다. 캘리포니아 이외 다른 주 9곳에서도 소방관을 파견했다. 이들 소방 인력까지 총 1만 4000명 이상이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소방차는 1345대, 항공기는 84대 동원됐다.

WSJ는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인 팰리세이즈에선 수색 및 구조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소방관들은 교대가 (활성화하기) 전까지 25~26시간 연속으로 일하기도 했다”며 “민간 소방 업체들도 지원에 나섰다”고 전했다.

피해는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지금까지 불에 탄 면적만 4만에이커(약 162㎢)가 넘는다. 이는 샌프란시스코보다 넓은 면적이다. 확인된 건물 피해도 1만 2300여채에 달한다. 팰리세이즈에서 5316채가 소실됐고, 샌 가브리엘 밸리에서 7081채가 손상 또는 파괴됐다.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자 수는 최소 16명이다. 아직 화재 진압이 완료되지 않아 피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날 기준 주민 15만 3000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16만 6000명에게도 언제든 대피를 준비하라는 ‘대피 경고’가 발령됐다.

미 기상정보업체 아큐웨더는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금액이 최소 1350억달러(약 199조원), 최대 1500억달러(약 22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JP모건체이스는 주택보험 지급액만 약 200억달러(약 29조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는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비용, 규모와 범위 측면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재난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사망자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 기상청은 이번 주말에는 기온이 낮아지고 습도는 높아져 바람이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 주말께엔 약하지만 비가 올 가능성도 있다고 제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LA의 강우량이 지난해 10월 이후 평균 0.2인치(약 0.5㎝)에 그친다며, 이는 매년 1월 평균 4.5인치(약 11.43㎝)를 크게 밑도는 수치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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