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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급증…"돈보다 중요한 것 생겼다"

장영은 기자I 2023.02.26 15:32:56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정규직 선호 근로자의 6배
"팬데믹 이후 가족 등 비경제적 이유로 시간제 선호↑"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에서 시간제(파트타임) 근무를 선호하는 근로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이 25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지나면서 일과 인생의 우선순위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에서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AFP)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시간제 근로자 수는 이전 달에 비해 120만명 증가했다. 특히 이 중 3분 2에 달하는 85만7000명은 정규직 일자리를 못 구하거나 근무 시간이 단축돼서가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시간제 근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주당 35시간 미만 일하는 경우 시간제 근로자로 보고 있으며 1월에 고용된 1억6000만명의 미국인 중 16.3%(2608만명)가 시간제 근로자였다.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수는 1월에 2210만명으로, 정규직을 선호하는 시간제 근로자 수(410만명)의 6배에 달했다. WSJ은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의 비율이 20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직후에는 1대 1 정도였고 이전 20년 동안에는 3대 1에서 5대 1 사이었다고 전했다.

경제학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시간제 근로자의 증가가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대유행 기간 지치거나 해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시간제로 전환했고, 은퇴자 등 퇴직자 중 일부는 물가 급등으로 다시 경제활동에 나서면서 시간제 일자리를 구했다는 것이다.

미 노동부는 최근 시간제 노동자 수의 증가 배경에는 이전과 달리 가족이나 개인적인 이유 등의 ‘비경제적 이유’(noneconomic reason)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니 골든 펜스테이트 애빙턴대 경제학자는 “비경제적 이유에 따른 시간제 근로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이 추세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가족 등 개인적인 부분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 늘었고, 수입이 다소 줄더라도 더 많은 개인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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