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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의 시선] 결국 개문발차 중수청, 치안 공백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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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기자I 2026.10.02 0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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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 수장 줄줄이 공석
중수청 실무 인력 태부족
킥스 시스템 구축도 하세월
수사 혼선에 국민 피해 우려

[김영수의 시선] 결국 개문발차 중수청, 치안 공백 현실화
[이데일리 김영수 수석논설위원] 바로 오늘. 72년 만에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펼쳐지면서 검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 빈자리를 메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출범 전 개문발차 우려에 따른 수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소하지 못한 채 간판을 내걸었다. 거대 여당이 최후의 수사 견제장치인 보완수사권을 없애면서까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밀어붙인 탓이다.

여당은 검찰 개혁 과정에서 나온 각계각층의 쓴소리도 무시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는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셜 미디어에 ‘지옥이나 가세요’라는 댓글을 달며 절규했다. 사건 당시 경찰이 무시한 성범죄 증거를 검찰이 보완 수사해 찾아내지 못했다면 성폭행 시도는 영원히 묻혔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끝내 반대 목소리는 묻혔고 보완입법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청 폐지가 정치적 셈범에 따른 산물이라는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답은 명확하다. 중수청 등 수사기관이 신속하고 명확히 공정하게 사건 처리를 하면 된다. 그런데 첫출발부터 그 기대를 저버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중수청장으로 지난달 8일 지명한 검찰 출신 김지용 변호사는 여당의 반대에 막혀 3주째 답보 상태였다. 추가검증에 나선 청와대는 개청 하루 전인 1일 국회에 인사청문회 요구안을 보내기로 했지만 추후 일정 등을 고려하면 실제 임명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중수청과 함께 출범한 공소청의 초대 청장 인선 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 공소청장 후보를 추천할 법무부 산하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릴 법무부 장관 자리가 공석이어서다. 21개월째 자리가 비어 있는 경찰청장 인선은 아예 안갯속이다. 법무부 장관·중수청장·공소청장·경찰청장이 모두 없는 초유의 사태다. 대한민국 치안을 담당하는 수사지휘체계가 붕괴된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혼란 속에 대형 사건이 터질 경우 누가 책임질 것인가.

중수청의 인력 확보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중수청의 1~2차 특례임용 신청자는 1962명으로 전체 정원(2874명)의 30%가량을 채우지 못했다. 그런데 1차 특례 임용자로 선정된 검사 80명 중 33명이 부장 이상 검찰 중간 간부인 반면 평검사는 47명에 그쳤다.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가 과장급인 3급으로 임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수사 실무를 맡는 검사 출신 수사관은 22명에 불과하다. 부패·경제 등 7대 중대 범죄 수사에 주력해야 하는 중수청으로선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쌓여가는 미제사건도 과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에 쌓인 미제 사건은 7월 말 기준 16만 5020건으로 올해 1월(11만 815건)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 수사업무 부담이 큰 상황에서 미제사건이 신속 처리되기는커녕 서류 속에 묻힐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권에는 강제성이 없는 데다 중수청·공소청·경찰의 역할이 분리돼 있는 만큼 관할 다툼뿐 아니라 사건을 서로 떠넘길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수청 출범과 맞물려 구축해야 할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하세월이다. KICS는 2029년 구축될 예정이라 기존 경찰청 KICS를 함께 써야 한다. 데이터와 접근 권한을 분리한다지만 정보 유출 우려뿐 아니라 압수물과 디지털 포렌식 자원 분석 관리에 허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 법률과 입법 정비도 온전히 마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수사 개시뿐 아니라 법률판단, 증거 수집 등 현장의 혼선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장윤기 사건, 제주 실종자 허위종결 등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분노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럼에도 되레 수사 권한이 더 커진 경찰에 국민의 안전을 맡겨도 되는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중수청 역시 전문 수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많은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치안공백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선량한 국민만 피해 보는 지옥문이 열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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