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도 오는데…호스트 없이 열리는 中샹산포럼

이명철 기자I 2023.10.29 13:30:21

리상푸 中국방부장 면직, 부주석이 대신 외빈 영접
해외에서 국방장관 22명, 군 참모총장 14명 등 참석
러시아가 포럼 연설 맡아…로이터 “서방 소수만 참석”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의 군사 안보 대회인 ‘샹산포럼’이 호스트 역할을 맡는 중국 국방부장(국방부장관)이 공석인 상태에서 열렸다. 중국은 두 달 가량 자취를 감췄던 리상푸 전 국방부장을 최근 면직했지만 후임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장유샤(오른쪽)와 허웨이둥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 (사진=AFP)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인 샹산포럼이 열렸다.

샹산포럼은 중국이 미국 주도의 아시아 안보 회의인 샹그릴라 대화에 대응해 개최하는 국제 행사다. 통상 중국 국방부장이 행사 주최자 자격으로 해외에서 오는 손님을 맞고 기조연설을 맡게 된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중앙군사위의 장유사 부주석과 허웨이둥 부주석이 해외에서 온 외빈들을 영접했다. 장 부주석은 찬사몬 짠야랏 랴오스 부총리 겸 국방장관, 사이칸바야르 구르세드 몽골 국방장관을 접견했고 허 부주석은 판 반 장 베트남 국방장관을 맞았다.

샹산포럼에 국방부장이 안보인 이유는 현재 국방부장이 공석이기 때문이다. 리상푸 전 국방부장은 부패 연루설이 제기되며 지난 8월말 이후 두달 가까이 공식행사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이달 24일 면직 처리됐다.

외신들은 국방부장이 샹산포럼의 주인 역할을 맡는 관례에 비춰볼 때 이때까지 후임 국방부장이 임명될 것으로 점쳤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인선 소식은 없다. 이에 중국 군부 최고위직인 부주석이 외빈들을 맞은 것이다.

중국은 이번 샹산포럼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위상 강화는 물론 미국과 긴장 완화, 군사 교류 재개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올해 해외 참석자는 국방장관 22명, 군 참모총장 14명 등으로 2006년 포럼이 열린 이후 최대 규모라고 중국 군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미국은 2019년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에 크산티 카라스 국방부 차관실 중국 담당 국장을 파견키로 했다.

포럼의 주제는 통상 개발도상국이 위치한 지역인 남반구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주최측 관계자인 자오 유페이는 “이번 포럼이 개발도상국들에게 블록 대결과 냉전 사고방식에 반대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럼 처음 시작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맡을 예정이어서 서방측 참석자들과의 불편한 관계가 우려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30일 개막식 첫 초청 연사에 나설 예정이다.

로이터는 “이번 포럼의 개방성을 우려한 서구의 많은 사람들은 포럼을 기피하거나 소규모·하급 대표단만 파견하고 대신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에서 국제 안보 문제를 논의하길 선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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