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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바비스모가 주요 황반변성 치료제인 아일리아 대비 효능과 편의성을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로슈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40차 ‘미국망막전문의학회’ 연례학술회의에서 ‘2개월 간격으로 아일리아를 눈에 두 번 주사한 환자’와 ‘4개월 간격으로 바비스모를 한 번만 투여받은 환자’를 2년 동안 비교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서로 동등한 시력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는 것이다. 투여간격이 긴 바비스모를 맞는 것이 치료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레비 게러웨이 로슈 최고의학책임자는 “동종 약물 중 가장 투약간격의 스펙트럼이 가장 넓고 효능까지 갖춘 바비스모가 최선의 대안이다”며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의약 당국과 표준요법을 재정립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기준 세계에서 널리 쓰는 황반변성 치료제는 미국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개발한 ‘아일리아’와 로슈가 개발한 ‘루센티스’다. 아일리아는 약 10조57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의약품 중 8위, 동종 약물 중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세계 시장에서 약 4조 4000억원 어치 판매된 루센티스가 그 뒤를 따랐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같은 기간 아일리아는 705억원, 루센티스는 3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로슈가 루센티스의 후속작으로 개발한 바비스모를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에게 1~4개월 간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판매 승인했다. 이를 통해 회사 측은 2023년 내로 아일리아에 빼앗긴 안과질환 시장 점유율을 바비스모를 통해 탈환할 것으로 전망하는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일리아의 투약 간격 스펙트럼도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승부는 더 두고 봐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계 관계자는 “황반변성 적응증 면에서는 투약 간격은 물론 이번에 그 장기효능까지 아일리아와 동등하다고 평가된 바비스모가 유리한 상황이다”며 “하지만 아일리아 역시 각각의 적응증 별로 투약 간격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무작정 시장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FDA가 지난달 29일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 대상 아일리아의 최대 투약 간격을 기존 2달에서 최대 4달로 확장 승인했다. 황반변성 적응증 대상 아일리아의 최소 투약 간격도 2달에서 1달로 변경 승인했다.
한편 미국 암젠과 독일 포마이콘, 국내 셀트리온(068270)과 알테오젠(196170) 등이 각각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ABP-938’과 ‘FYB-20’, ‘ALT-L9’, ‘CT-P42’을 발굴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국내 제품명 아멜리부, 미국제품명 바이우비즈)을 개발완료해 지난 6월부터 미국과 한국 등에서 출시한 상황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바비스모의 등장과 아일리아의 용법 확대 등 황반변성 등 안과질환 치료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아일리아나 루센티스 등과 관련한 바이오시밀러들이 단가 면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해당 시장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바비스모가 표준요법으로 등재될 경우 매출 전망에 타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