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전부터 부실 준비 우려를 낳았던 ‘여수세계섬박람회’도 종합 운영대행사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점수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는 등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충남 논산에서도 지난 6월 진행한 ‘2027 논산세계딸기산업엑스포’ 운영 대행사 선정 입찰에서 특정 업체에 자문한 이력이 있는 평가위원이 심사에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재입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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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입찰 비율 13.3%로 쑥… 행사 준비도 차질
본지가 AI(인공지능) 기반 입찰 솔루션 회사 클라이원트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2025년) 지자체가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에서 진행한 축제·공연 등 행사 운영대행 용역 입찰 공고는 총 6419건으로 집계됐다. 공고액 기준 시장 규모만 약 1조 4000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단독 응찰과 무응찰로 유찰된 437건을 제외한 ‘부적격’ 등 사유로 재입찰에 부쳐진 공고는 347건으로 파악됐다. 전체 입찰 공고 건수의 5.4%로, 1년 전인 2024년 178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재입찰 공고는 올 상반기에만 136건이 발생, 반 년을 남겨두고 2024년 전체 건수의 76%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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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와 업계에선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근거해 진행되는 공공입찰 제도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개모집 과정에서 후보군이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자격 요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해 한 업체가 여러 명 후보를 등록할 수 있어서다.
지자체 등 발주기관이 평가위원을 임의로 선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한 방식이 새로운 허점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이벤트업계 관계자는 “입찰을 앞두고 ‘평가위원 확보’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점수를 몰아주는 대가로 금품이 오간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지난 8월 청주에선 무심천 벚꽃 푸드트럭축제 용역대행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입찰에 참여한 업체 대표와 평가위원 3명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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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벤트업계 관계자는 “평가위원 모집 공고만 모아놓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어 평가위원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회사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행안부, 업계 의견 수렴 후 대책 마련
반복되는 재입찰로 인한 재정·행정적 부담은 고스란히 지자체와 업계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재입찰을 반복하면서 준비기간이 줄어 행사 완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추가로 발생하는 행정·사업 비용까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수시 섬의 날 기념행사는 입찰을 세 번 진행하면서 길어야 두 달이면 충분한 운영대행사 선정이 다섯 달이나 걸렸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지자체 관계자는 “공고부터 선정까지 입찰을 한 번 진행하는데 들어가는 행정 부담이 상당하다”며 “아무리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려고 해도 허점이 드러난 기존 제도와 방식으로 인해 의혹과 논란이 반복해 발생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드러난 기존 공공입찰 제도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평가위원을 선정하는 방식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한석 한국마이스이벤트협동조합 이사장은 “그때그때 평가위원을 공개모집하는 방식부터 상시 통합 관리하는 풀(pool)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며 “조달청이 진행하는 입찰에만 적용되는 평가결과 공개(평가 종료 후 3일 이내) 의무를 지자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가위원 선정 과정에서 이해충돌, 정보 유출 의혹 등 과거 이력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조준호 대표는 “평가위원마다 고유 ID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누가 어디서 어떤 평가를 했는지 파악해 특정 업체에 반복적으로 유리한 점수를 주는 부정행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지자체 계약 관련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지역 행사 공공입찰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파악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업계 간담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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