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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망 지연땐 하루 15억 손실…"기존 도로망 활용한 지중화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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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I 2026.08.19 0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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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꽉 막힌 전력대동맥中]②
주민 반발에 준공 5년 지연…노선 우회·지중화로 돌파구
최근 5년간 전력구 80㎞ 시공…㎞당 최대 300억원 투입
지중화로 갈등 비용 낮추지만 공사비·기간 부담은 커져
수도권·용인·호남 전력수요 몰리며 지중화 확대…비용·공기 관리 과제
정부, ‘전력망 건설 주민수용성 제고방안’ 확정 발표 앞둬…“경제성·수용성 함께 따져야”

[시흥(경기)=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송전망 건설이 늦어지는 대가는 하루 십수억원에 달한다. 송전망이 제때 구축되지 않아 값싼 전력을 필요한 곳으로 보내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LNG 발전 등을 대신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에 따르면 동해안~신가평 송전망 건설 지연에 따른 송전제약으로 석탄발전 1기가와트(GW)를 수도권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대체할 경우 추가 전력공급비용은 하루 14억8000만원, 연간 540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에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투자와 가동에 차질까지 빚어지면 경제적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전력망 건설에서 주민 협의와 인허가 등으로 허비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주민 반발과 인허가에 막혀 착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력망의 입지·노선을 정하는 초기 단계부터 주민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또한 입지 선정 단계부터 주민 협의를 시작하고 지상·지중화 등 여러 대안의 주민 수용성과 건설비, 예상 사업기간을 함께 따져 사업별 최적안을 조기에 확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갈등 뒤 노선 틀고 지하로…신시흥~신송도의 교훈

신시흥~신송도 송전선로 사업은 갈등이 불거진 뒤 대안을 찾는 방식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지를 보여준다.

애초 2023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배곧신도시를 관통하는 노선을 둘러싼 주민 반발과 지자체 협의, 행정소송 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이후 노선을 서울대 시흥캠퍼스 방향으로 우회하고 지중화하는 방식으로 채택하면서 사업 추진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다만 신시흥~신송도의 방식을 모든 송전망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지중화 역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지중화 공사에는 ㎞당 130억원에서 3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터널 굴착과 케이블 설치뿐만 아니라 지반·지하수 관리와 환기·방재시설 구축 등이 필요해 공사도 복잡해진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건설비가 적게 드는 지상 송전선로를 택하더라도 주민 갈등이 장기화하면 착공이 수년씩 늦어져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결국 지상과 지하 가운데 어느 한 쪽을 정답으로 정하기보다 지중화에 들어가는 추가 건설비와 주민 갈등에 따른 사업 지연 비용을 함께 비교해 전체 사업기간을 가장 줄일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중화 사업은 일반 지상 철탑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 높은 건설비가 소요될 수 있다”면서 “늘어나는 한전의 재정 부담을 관리하면서 공사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 시흥시 신시흥변전소 내 지하 96.7m 깊이에 조성된 개착식 전력구. 지상에서 리프트를 타고 지하까지 내려가는 데 약 2분 30초가 걸린다. (사진=한전)
경기 시흥시 신시흥변전소 내 지하 96.7m 깊이에 조성된 개착식 전력구. 지상에서 리프트를 타고 지하까지 내려가는 데 약 2분 30초가 걸린다. (사진=한전)
노선 결정부터 인허가까지 동시에…‘착공 전 시간’ 줄여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력망 건설 속도를 높이려면 사업이 주민 반발에 부딪힌 뒤 노선과 공법을 다시 검토하는 지금의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도권은 물론 용인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대규모 전력수요가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사업 초기부터 지상·지중·우회 노선을 함께 검토하고 주민 협의와 보상, 인허가 절차까지 병행해 뒤늦은 사업 변경에 따른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이 해법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중화가 필요한 지역에서는 도로망이나 공동구 등 이미 조성됐거나 건설 예정인 시설과 송전망을 함께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별도의 지중화를 위한 전력터널을 새로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허가 절차를 효율화해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과제다. 지중화 사업은 지자체 인허가뿐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와 지하안전평가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절차에 따른 공사 지연 경우가 적지 않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도로와 각종 지하 시설물을 함께 개발하고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면 별도의 터널을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지중화 공사 기간이 길어지는 핵심 원인 중 하나는 절차 지연으로, 인허가와 건설 프로세스를 통합한 패스트트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 협의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수다. 노선이 사실상 확정된 뒤 주민 반발이 불거져 뒤늦게 우회 노선이나 지중화를 검토하면 그동안 진행한 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할 수 있다.

입지 선정 단계부터 주민 의견을 반영하고 보상·지원 방안과 가능한 대체 노선을 함께 제시해 갈등이 장기화하기 전에 합의점을 찾는 것이 전체 사업기간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경기 시흥시 신시흥변전소 쉴드 터널 굴착기(TBM) 공사 현장에서 직원들이 터널 굴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
경기 시흥시 신시흥변전소 쉴드 터널 굴착기(TBM) 공사 현장에서 직원들이 터널 굴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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