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료대란 마무리, 갈등 다시 부를 불씨 해소 힘 모아야

논설 위원I 2025.10.21 05:00:00
의료대란이 1년 8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정부는 지난해 2월 23일 발령한 보건의료 재난경보 ‘심각’ 단계를 어제 해제하는 동시에 비상진료 체계도 중단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시작된 의료대란이 공식 종료된 것이다. 그동안 의료 현장의 혼란으로 의료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져 많은 국민이 제때 수술이나 진료를 받지 못하는 등 피해와 불편을 겪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의료대란이 종료됐으니 의료 서비스 이용에 아무런 걱정이 없는 것일까.

보건복지부는 “의료 체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수련병원 전공의 복귀자가 7984명으로 의료대란 이전의 76%에 이르렀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진료량은 95%, 응급실 병상은 99% 회복됐다. 실제로 일반 국민이 느끼는 의료 서비스도 의료대란의 후유증인 수술 일정 지연 외에는 거의 정상화했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최대 쟁점인 의대 증원 정책은 올 한 해만 적용되고 내년 이후엔 사실상 폐기됐지만 그 밖의 쟁점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졸속이었다고 비판하지만, 윤 정부가 내걸었던 의료개혁 과제까지 부인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의사제 도입 등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의사제 도입을 위한 법률적 근거를 연내 마련할 방침임을 밝혔다. 그러나 별도 정원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대 증원과 다를 게 없다는 소리가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소아과 오픈런과 응급실 뺑뺑이를 초래하는 관련 분야 의사 부족도 해결해야 할 난제다. 비대면 진료 확대와 진료지원(PA) 간호사 제도화도 어떻게 될지 불분명하다.

의료대란 종료와 무관하게 미해결 의료개혁 과제는 이처럼 적지 않다. 정부는 의료개혁을 의료계와 긴밀하게 협의해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과제를 들여다보면 의사들의 집단이익과 충돌할 내용이 많아 갈등 재연이 우려된다. 정부는 세부 정책 설계를 현명하게 하면서 의료계 설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의료계도 반대만 하기보다 합리적 대안을 내놓고 협의에 응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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