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카니발 하이브리드 대기 1년 이상
국내 신차 수요 감소에도 하이브리드차 ↑
중고 하이브리드도 강세…업계, 신차 출시
“전기차→하이브리드로 판매 전략 바뀔 듯”
[이데일리 공지유 이다원 기자]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신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차는 높은 인기에 ‘수요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길게는 1년 이상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출고 대기가 밀리면서 중고 하이브리드차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특수’에 국산을 비롯해 수입차 브랜드도 신차를 출시하며 적극적인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 스타리아 하이브리드.(사진=현대차) |
|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1년 이상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출고 대기가 밀려있다. 일반 가솔린 모델(4개월)과 비교하면 8개월 이상 더 걸리는 기간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출고 대기 기간은 7개월로 가솔린 모델(3개월)보다 대기 기간이 길다.
기아의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도 대기 기간도 12개월로 예상된다. 가솔린(4~5개월)이나 디젤(3~4개월)보다 6개월 이상 더 기다려야 한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역시 예상 출고기간은 7~8개월로 가솔린 및 디젤(1.5개월)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출고기간(아이오닉6 1개월·코나 EV 3주 등)도 히이브리드에 비해 월등히 짧다는 것도 하이브리드에만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최대 1년 이상’ 걸리는 하이브리드 신차 출고 기간은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첫차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중고차 매물 중 하이브리드차를 조회하는 사용 비중은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긴 대기 기간을 기다리지 못해 중고차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고 수요도 늘면서 하이브리드차는 동급 내연기관 차에 비해 가격 방어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5세대 프리우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
업계에서는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당분간 하이브리드 인기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신규 출시한다. 현대차는 이번달 출시 예정인 스타리아의 하이브리드 모델 사전 계약을 지난달 말부터 시작했다. 일본의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도 지난해 RAV4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이어 크라운, 하이랜더, 알파드, 프리우스 등의 신차를 연이어 출시했다.
| BMW 뉴 530e.(사진=BMW코리아) |
|
그간 전기차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강화하려던 독일 3사(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도 전략을 바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려던 수입차 업계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며 “당분간 전기차 신차보다 하이브리드·PHEV 신차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이미 한국에 출시하는 차를 전부 전기 모터와 작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연료 효율을 높인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로 바꿨다. BMW는 5시리즈, 벤츠는 E-클래스 등 대표 세단에 PHEV 모델을 상반기 내로 내놓을 예정이며, 아우디도 A7 등 PHEV 연식변경 모델을 연초 내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전환 과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전기차의 가성비(비용 대비 가치)는 낮은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기술을 바탕으로 고연비를 구현한다”며 “앞으로 3~4년 정도는 하이브리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신차 등록대수(22만8960대)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1% 감소한 반면 하이브리드 신차는 34% 늘어난 6만3478대로 추산된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 신차 비중은 27.7%로 지난해 연간 판매 비중(22.3%)을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