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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 금리 올리면 진정?…이번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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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6.07.02 05:00:06

美 보다 먼저 금리 올린 세번의 사례 살펴보니
2021년 ‘달러 강세’ 땐 선제 인상 효과 제한
한미 금리 역전·엔화 약세·외국인 매도 여전
연준 긴축 완화가 환율 안정의 핵심 변수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600원을 넘보면서 시장의 시선은 ‘기준금리 인상’ 카드로 향하고 있다. 이달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올릴 경우 환율 상승(원화 약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엔화 약세와 외국인 주식 매도, 미국 긴축 기대 등 대외 변수가 여전한 만큼 고환율 흐름을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선제 금리 인상, 과거엔 통했지만 이번엔 변수 산적

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정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5원 오른 1554.9원에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5일(1568.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559.2원까지 오르면서 1560원을 위협했다.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외국인 주식 리밸런싱(재조정) 등 각종 대내외 여건이 환율 상승을 막지 못하는 가운데, 이달 한은의 선제적인 금리 인상이 환율 안정에 얼마나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올린 사례는 2002년, 2010년, 2021년 세 차례다. 2002년 5월 인상 당시 환율은 1280.1원에서 3개월 뒤 1208.3원으로 5.6% 하락했다. 2010년 7월에도 1196.0원에서 1120.3원으로 6.3% 내렸다. 반면 2021년 8월에는 1170.5원에서 3개월 뒤 1193.3원으로 2.0% 상승했다.

이 같은 차이는 당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와 달러 흐름에서 갈렸다. 2002년은 연준이 금리 인하 국면이었고, 2010년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QE)를 유지하던 동결 국면으로 달러 약세 압력이 컸다. 반면 2021년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과 테이퍼링, 향후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며 달러 강세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한은이 먼저 금리를 올렸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를 이기지 못하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리보다 중요한 달러 흐름…연준 정책에 환율 좌우되나

이번에도 2021년과 비슷한 대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9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67% 반영하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이어지고 있어, 2021년처럼 선제 인상만으로는 환율 하락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금리가 역전돼 있다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2002년에는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2.5%포인트, 2010년에는 2.0%포인트 높았다. 2021년에도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0.75%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현재는 미국 정책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1.25%포인트 높은 역전 상태다. 한은이 이달 0.25%포인트 금리를 올려도 금리차 역전이 해소되지는 않는 점은 환율 하락 기대를 약화시킨다.

대내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일본 엔화는 약 4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며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달러 수요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금리차 역전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 같은 변수들이 이어질 경우 한은의 선제 금리 인상만으로는 환율을 끌어내리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가 후퇴하기 전까지는 수급 부담이 지속되면서 1500원대의 고환율이 불가피하고, 1600원까지는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 흐름이 확인되면 연준의 긴축 기대가 되돌려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달러 강세가 완화되거나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한은의 선제 인상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긴축 우려가 완화되면 신흥국 통화에 대한 위험선호가 살아나고 달러 조달 부담도 줄어든다”며 “달러의 희소성이 낮아지는 만큼 달러 선호도도 약해지고, 과거에도 이런 국면에서는 환율이 하락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7월에 한은이 선제적으로 인상을 한다고 해도 한미 금리 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아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한은이 인상을 이어가고, 연준은 연내 동결 혹은 내년 인하까지 이뤄진다면 환율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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