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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버섯 섭취 후 신장 크게 손상"[안치영의 메디컬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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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기자I 2026.09.09 0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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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버섯 과다섭취 뒤 말기신부전 사례
먹는 알부민, 시판 제품 효과 근거 부족
효능보다 안전성·섭취 기준 함께 따져야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건강식품 수요가 늘고 있지만 효과와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제각각이다. 차가버섯의 겨우 장기간·고용량 섭취 때 신장 손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먹는 알부민은 의료용 알부민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식품을 고를 때 ‘몸에 좋다’는 이미지보다 실제 근거와 섭취 기준을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차가버섯 장기 과다 섭취 후 신부전 발생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차가버섯을 장기간 과다 섭취한 뒤 신장이 크게 손상된 사례가 국내에서 보고됐다. 2020년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에 실린 증례에서 49세 남성 A씨는 차가버섯 분말을 하루 3g씩 4년간, 이후 9g씩 1년간 섭취한 뒤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했다. 조직검사에서는 옥살산 결정이 쌓이며 신장 조직에 만성 염증과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가 먹던 차가버섯의 옥살산 함량은 100g당 14.2g이었다. 하루 9g 섭취 시 옥살산은 약 1260㎎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다른 차가버섯 제품에서도 옥살산 함량 차이가 큰 점을 확인하고 제품별 함량을 고려한 적정 섭취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품에 따라 실제 옥살산 노출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1월 JKMS에 발표된 후속 동물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이 앞선 환자의 섭취량을 토대로 쥐에게 차가버섯을 장기간 투여한 결과 고용량군에서 단백뇨와 신장 내 옥살산 결정 침착, 세뇨관 손상이 나타났다.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세포 사멸 관련 지표도 증가했다. 연구진은 차가버섯을 장기간 과량 섭취하면 높은 옥살산 함량이 신장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동물실험 결과만으로 사람의 안전 섭취량을 정할 수는 없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문제는 건강식품이 충분한 과학적 검증보다 먼저 유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논란이 된 ‘먹는 알부민’도 비슷하다. 병원에서 쓰는 정맥주사용 알부민과 시중 경구 제품은 이름은 같지만 원료와 투여 경로, 용도가 다르다.

정맥주사용 알부민은 특정 환자에게 정해진 기준에 따라 쓰는 전문의약품이지만 먹는 알부민은 난백 단백질 등을 원료로 한 식품이다. 먹으면 소화돼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형태로 흡수되기 때문에 정맥주사용 알부민과 같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최근 관련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8편을 검토한 결과 일부 연구에서 혈중 알부민 증가 등 긍정적인 결과가 관찰됐지만 일관되지 않았다. 연구 대상과 제품 형태, 용량이 제각각이었고 표본 수도 대체로 적었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되는 먹는 알부민 완제품의 효과를 직접 입증한 연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건강기능식품은 비타민 등 다른 원료의 기능성을 인정받은 뒤 알부민 성분을 함께 넣어 판매하기도 한다. 건강기능식품 표시가 붙어 있더라도 알부민 자체의 기능성이 인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소비자가 제품명과 표시만 보고 알부민의 기능성이 인정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그래픽= 김정훈 기자)
건강식품 관련 정보 부족…객관적 근거 필요

이 같은 오인은 실제 소비자 피해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에는 2025년부터 올해 3월까지 먹는 알부민 관련 상담 290건이 접수됐고 상담자의 61.6%가 60대 이상이었다. 특히 홈쇼핑과 의료 전문가가 등장하는 광고가 결합하면서 일반식품을 의약품처럼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반식품은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이상사례 추적 체계도 부족해 위해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차가버섯과 먹는 알부민은 문제의 성격이 다르다.

차가버섯은 장기간·고용량 섭취 때 안전성 우려가, 먹는 알부민은 효과를 뒷받침하는 근거 부족이 핵심이다. 하지만 광고와 입소문으로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동안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얼마나 오래 먹어도 되는지’, ‘누가 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은 같다.

건강식품은 의약품처럼 허가 단계에서 효능과 적정 용량, 장기 안전성을 모두 입증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이런 정보 공백이 커질 수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과장된 표현보다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의료진과 언론, 소비자단체, 정부 기관이 같은 기준으로 정보를 전달한다면 소비자가 건강식품의 효과를 오인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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