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인터뷰한 황승택 하나증권 센터장은 정치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매도 업종과 기업을 찾는다면 한국 증시도 충분히 매력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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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시 레인지로는 2400~2900포인트를 제시했다.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그는 “상반기 실질소득 증가를 기반으로 민간소비는 완만히 회복되나, 투자와 수출은 하반기에나 반등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출 반등이 나와줘야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띨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집권이 시작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더 보수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최근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대미 수출 비중이 20%로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반도체와 자동차 등 트럼프의 관세 이슈가 맞물리면서 더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중국의 부양책 같은 유동성 확장이 증시 흐름을 결정할 주요 모멘텀”이라며 이에 힘입어 국내 증시 또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증시에 대해선 “올해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무조건 고점이라고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최근 사상 처음으로 4만 5000달러를 돌파했다.
그는 “원론적으로 주식시장은 기업 이익에 수렴하기 때문에 많이 오른 종목이라도 펀더멘탈을 보고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여전히 비싸지 않으면 들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도 해외주식 커버리지를 확대할 예정이다. 황 센터장은 “해외주식을 커버하는 부분을 더 체계화해 투자자들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가치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선 “주주환원뿐 아니라 수익성, 자본효율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우수한 기업들을 선별한다는 측면에서 주식시장에 필요한 정책”이라면서 “지수의 편입·편출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패시브 자금 유입 등 주가 상승 효과를 바탕으로 기업 자율로 주주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정책적 수단과 더불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기제를 중심으로 제도 운영을 적극 해나가야한단 뜻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국내 시장에서 상장 가치가 없는 기업을 적시에 퇴출해 시장의 질을 높이는 ‘마켓 밸류업’ 정책도 강조했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내년 상장폐기 관련 제도를 개선해 ‘좀비기업’으로 불리는 부실기업의 상장폐지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밸류업을 비롯해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인 만큼 거래소에서 좀비기업을 신속하게 정리할 필요성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