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버스 62개 중 오송-세종 노선 이용 전체 31%차지
서울역→오송역 44분인데 오송역→세종청사 30분걸려
“정치 논리 배제후 사회적 손실 계산해 세종역 공론화”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세종시 소속 버스 노선 중 오송역에서 정부세종청사를 지나는 ‘B2 버스(오송역-대전 반석역)’가 전체 이용객의 31%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고질적인 시간 낭비에 매일 ‘콩나물 시루’ 버스가 반복되고 있어 국회 분원에 대통령 제2 집무실 설치 등을 고려하면 폭증할 이용객을 대비해 KTX세종역 설치에 대한 공론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오송역 앞 버스정류장에 세종을 향하는 사람들이 긴 줄로 대기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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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이데일리가 세종도시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세종시 노선별 이용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 버스 이용객 872만 1500명 중 B2 버스를 이용한 승객은 272만 5300명으로 전체의 31.2%를 차지했다. 세종시 전체 버스 노선이 62개라는 것을 고려하면 비정상적인 이용 상황이다.
뒤를 이어 세종시 내부를 순환하는 B0 버스가 16.8%(146만 3400명)으로 2위, 세종시에서 반석역을 오가는 1004번 버스가 11.9%(104만명)으로 3위를 나타냈다. 나머지 59개 노선 중 연 이용객이 100만명을 넘는 노선은 단 하나도 없었다. B2 버스가 압도적인 이용량을 나타낸 것은 KTX·SRT를 이용하는 세종시민에 더해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하는 지방 공무원·공공기관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민원인의 이용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오송역의 한 해 이용객(2021년 기준)은 승차 264만 5960명, 하차 259만 2797명 등 총 523만 8757명이다. 오송역 생활권인 청주시 인구가 84만 9700명·세종시 인구가 38만 9700명 등 124만명인 것에 비하면 오송역 이용객 수는 두 배를 넘어선다. 특히 광주시 인구가 143만명으로 오송역 생활권보다도 많지만 KTX 정차역인 광주송정역 이용객이 한 해 310만 3912명에 불과하다.
문제는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40여분 만에 도착해도 오송역에서 버스정류장까지 이동 후 정부세종청사 정류장까지 가는 데30분이 소요된다. 여기에 고속열차 도착 후 버스 정류장 앞은 매일같이 장사진에, 일부 버스(대전소속 B1)는 좌석형임에도 서서 가는 경우도 빈번하다.
| 세종도시교통공사 버스 노선별 이용객 현황(자료=세종도시교통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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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사로의 접근성이나 시간이 매우 비효율적인데다 이용객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서라도 KTX세종역 설치가 시급함에도 역 설치를 둘러싸고 충청권 내부 정치에 이용되면서 논의의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분원까지 세종에 설치되면 세종 방문객은 이전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질 수밖에 없어 사전 대책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오송역에 정차해 세종으로 이동하면서 지금까지 본 사회적 손실을 계산하고 이를 토대로 세종역 설치에 대한 공론화의 장을 펼쳐야 한다”며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세종시를 지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언제까지 정치 논리에 휘말려야 하는 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