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Edaily 학력 못 쓰는 '채용차별방지법' 채용시장 대혼란에 정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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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기자I 2026.03.04 05:00:04

'학벌주의 타파' 최근 채용시장 논란 불거져
시민단체·전문가 의견 종합 단계…우려 목소리
30인 이상 사업장 대상…현장 적용 비현실적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기업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학력을 아예 기재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채용차별방지법 개정안’을 두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을 민간 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인데, 현실적으로 당장 기업에 이를 강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다.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 단계에서 학력이나 학벌에 따른 채용 차별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기업들의 부담을 고려해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는 지난주 재단법인 교육의봄 등 시민단체, 전문가와 함께 채용차별방지법 개정안 관련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개정안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기업 채용에 혼란을 줄 수 있고, 인프라가 부족한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과 기업 채용 등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채용차별방지법 개정안은 기업이 채용을 진행할 때 △학력 △출신 학교 △신앙 등 정보 수집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30인 이상의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고, 위반했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현재는 △출신지역 △혼인 여부 △재산 정보 등만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학벌’까지 범위를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이력서에 출신 학교를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공공기관을 넘어 기업들도 수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채용차별방지법 개정안은 학벌주의를 타개하고 사교육 관행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학력이 곧 채용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줄이고, 오로지 ‘개인 능력’으로 취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자는 것이 목표다. 교육의봄 등 시민단체의 요구가 커지면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고 현재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 발의 직후에도 노동부는 국회에 ‘보완이 필요하다’,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이에 회의에서는 학벌 차별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이를 법으로 일괄 강제하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차별방지법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까지 적용되는데, 중소기업의 경우 구직자의 능력을 측정하는 요소 중 하나로 출신학교 등 학력을 참고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기업처럼 체계적인 채용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중소기업은 채용 실패에 따른 비용과 리스크도 대기업보다 크다. 정부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종합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회는 시민단체와 함께 채용차별방지법 개정안을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 의원을 비롯해 박홍근 의원 등 국회의원 15명이 참여한 추진단과 시민사회 자문단은 지난달 출범 소식을 알리며 이달 내로 상임위 통과를 약속했으나, 현재 의견 수렴 단계에 그친 상황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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