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측면에서 국내 메모리 기업에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힘이 실린다. 결국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고부가가치 AI 메모리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하고 AI 재편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미국, AI산업 주도력 계속 가져간다
29일 스탠포드대 인공지능지수(AI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민간 AI 투자 금액은 미국이 가장 많은 672억 달러에 달했다. 이어 중국이 77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미국 외에도 각국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미국 주도의 AI 시장 확대는 지속할 전망이다. 이미 다른 국가들과 AI 투자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져 있다.
작년 일각에서 AI 거품론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미국 빅테크들의 압도적인 투자 확대와 더불어 미국 정부도 여기에 힘을 더하면서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재편이 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픈AI, 오라클, 소프트뱅크 3개 기업이 ‘스타게이트’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AI 인프라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초기 투자액은 1000억달러(약 143조원)이고, 4년간 최대 5000억달러(약 718조원)까지 투자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핵심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고성능·고용량 제품인 DDR5 등의 수요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를 위한 공정 전환을 진행하면서 레거시 D램에서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AI 시대에 팔리는 제품인 HBM, DDR5 D램 제품과 낸드플래시 중에서도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수익에 기여하고 있어서다. 향후 온디바이스AI가 확산하면 용처가 다양한 곳에 고용량 메모리가 탑재될 수 있어 전망은 밝은 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금은 HBM이 엔비디아에만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그 용처는 다양하게 될 것”이라며 “HBM은 결국 고용량 메모리인데, AI 가속기뿐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한 AI 시스템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AI 시대에 따라 시장 확대가 점쳐진다. AI는 헬스케어, 금융,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도입이 가속하며 그에 따른 반도체 칩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
결국 국내 메모리 업체들이 AI 메모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JP모건은 HBM 시장 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올해 HBM 시장 규모는 380억달러(약 54조원)로, 내년에는 시장 규모가 580억 달러(약 83조 6000억원)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23.6% 성장하리란 관측이다. 이는 구글과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AI 칩을 개발하면서 HBM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고, 엔비디아가 여전히 HBM 시장 큰 손으로 역할을 하리란 전망도 더해지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