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회의 불참할 듯…이르면 이번주 이찬희 만남
일각 ‘JY 사법 리스크 풀려…만남 정례화 가능성’
취약한 지배구조 해법 찾고, 준법경영 체제 안착
커지는 새 컨트롤타워 부활설…‘2중 감시’ 체제
[이데일리 이준기 이다원 기자] 8·15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 복권된 이재용
(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책임 및 준법 경영에 시동을 건다. 내주 삼성의 윤리·준법 경영을 감시하고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주도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감시위)와 복권 이후 첫 접촉에 나서면서다. 연내 회장 승진, 내년 3월 등기임원 및 대표이사 등극 등 본격적인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 앞서 사법 리스크 재발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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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지배구조…개편에 속도 낼 듯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준법감시위는 16일 정기회의를 연다. 다만 이 부회장의 참석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주 내 이 부회장과 이찬희 준법감시위원장이 이 부회장 복권 이후 처음으로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안다”며 “그전에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 회의에 참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만남에서 준법감시위가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벌이는 만큼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삼성은 2018년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냈지만,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해 외부 공격에 흔들릴 수 있는 데다, 아직 금산분리 문제도 해결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준법감시위는 1기 김지형 위원장 체제에 이어 2기 이찬희 위원장 체제에서도 지배구조 개편을 핵심 과제의 최상단에 올려놓은 바 있다. 이찬희 위원장은 올해 초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개혁 의지를 강하게 표명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과 준법감시위의 만남이 정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정례화는 계속 논의가 된 부분”이라며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취업 제한 문제로 미뤄졌지만, 이 부분이 해소된 만큼 다시 논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 (그래픽=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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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리·준법 경영 ‘재계 스탠다드’로
이 부회장과 준법감시위는 조만간 삼성의 윤리·준법 경영의 틀을 완성하고 이를 재계 스탠다드로 발전시키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삼성은 지난해 말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컨설팅을 토대로 한 준법감시위의 권고 내용에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수행한 ‘리스크 유형화 및 평가지표 설정’ 용역 내용을 반영, 기업집단·해외법인의 준법 의무 위반을 방지할 수 있는 기준을 강화한 바 있다.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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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고경영진(CEO)에 준법의무 및 책임을 부과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CP·준법감시시스템)을 도입한 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기업 주요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 최고 경영진의 위법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게 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임·직원이 아닌 최고경영진에게 준법 의무를 부과한 건 삼성이 처음이다. SK·현대차·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삼성의 준법감시 ‘실험’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재계 안팎에선 삼성의 새 컨트롤타워 역시 강력한 준법경영 체제 안에서 복원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사업부문별로 쪼개진 3개 TF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 대전환기 삼성의 혁신이 발 빠르게 이뤄지려면 보다 슬림한 의사결정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다만 과거 여러 컨트롤타워들이 논란 속에 역사속으로 사라진 만큼 삼성과 준법감시위는 새 컨트롤타워 조직 안에 별도의 컴플라이언스 인원을 두고 밖에선 외부 독립기관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를 밀착시킨 일종의 ‘2중 견제장치’로 각종 사법 리스크로 인한 부침을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