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6곳에 7만 6700가구 신규 택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서울과 가까운 하남 미사·감일, 김포 고촌, 구리 사노, 고양 대곡, 의정부 호원 일대가 대상인데 보상 문제가 적지 않은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방향은 맞지만 실제 착공에서 입주가 얼마나 빨리 이어지느냐가 문제다. 더구나 정부 목표도 2030년 착공이어서 시장이 체감할 공급과는 거리가 있다. 실행을 어렵게 할 징후도 바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하남 미사동의 최근 5년간 그린벨트 내 전답·임야 매매에서 올해 1~10월 거래 15건 중 12건(80%)이 지분거래였다. 2022년 33%, 지난해 64%에서 급증했다. 김포 고촌읍도 올해 지분거래 비중이 59%, 신규 택지에 포함된 풍곡리는 77%에 달했다. 10㎡ 이하 초소형 지분까지 여러 사람에게 쪼개 팔린 사례가 적지 않아 향후 보상과 수용 절차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국토교통부도 신규 택지 주변 토지거래 2917건 중 654건을 이상 거래 조사 대상으로 골랐다.
공유지분 거래 자체를 투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공급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후보지 주변에서 쪼개기 거래와 ‘알박기’ 논란이 반복된다면 정책 설계와 사전 관리에 허점이 있다. 보상비가 뛰고 토지 소유 관계가 복잡해질수록 사업 기간이 늘어 높은 분양가로 이어진다. 더 답답한 것은 시장 현실이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값은 어느 때보다 많이 올랐는데 올해 착공 물량은 전년보다 더 줄었다. 정부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등으로 수요를 억누르면서 한편으로는 공급 확대를 약속하지만 공급은 숫자를 발표하는 순간 생기는 게 아니다. 보상·인허가 등을 해결하고 최소한 첫 삽을 떠야 공급이다.
정부는 7만 6700가구라는 숫자를 성과로 내세울 때가 아니다. 투기성 거래는 가려내고 토지보상과 인허가 기간을 확 줄여야 한다. 기존 공급 계획부터 착공·준공 일정을 공개하고 차질 요인을 하나씩 제거할 필요도 있다. 집값은 오늘 움직이는데 공급은 4~5년 뒤라면 시장은 정책을 믿지 않는다. 주택 정책의 신뢰는 실제 입주 물량으로 증명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