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4% 넘게 떨어졌다. 1997년 5월 이후 최저였다. 대형주로 구성된 S&P 500 지수도 급락세를 보이며 1996년 10월 이후 1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AIG는 이미 지난해 1500억달러의 구제자금을 받았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만 손실이 600억달러를 넘어섰고, 2008년 연간으론 1000억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정부는 AIG가 금융시스템 안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300억달러를 지원하고, 필요하면 추가로 더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AIG 주가는 급등했다. 하지만 AIG가 금융시스템 불안감을 다시 건드리자 나머지 금융주들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프레드 딕슨 DA데이비슨앤코(DA Davidson & Co) 스트래티지스트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두려움이 시장에 있다"고 말한다. 씨티그룹과 AIG 처럼 대마불사식으로 자금이 지원되면서 투자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빌 스톤 PNC파이낸셜서비스(PNC Financial Services) 스트래티지스트는 AIG 때문에 오늘 주가가 밀렸지만, 전체적으론 금융섹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여기에다 글로벌 경기약화에 대한 우려감도 맞물리면서 이날 주식시장에선 금융업종과 더불어 소재관련주와 에너지들이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한 이후 경기부양책과 금융안정계획, 주택차압방책 등 여러 대응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주식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표(VIX)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 취임이후 가장 높은 52.65까지 치솟았다.
마크 트라비스 인트레피드캐피탈펀드(Intrepid Capital Funds) CEO는 "리세션을 뿌리 뽑겠다고 최근 몇주간 내놓은 정부의 다양한 대응책에 투자자들이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행정부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분명히 밝히는데 꾸물거리고 있다"며 "일부 정책들은 선의가 있어 보이지만 기대한 만큼 약발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주장한다.
애시당초 모기지 및 모기지담보증권(MBS) 등에 대한 투자가 미 금융기관들의 부실로 이어졌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리세션이 심화되면서, 금융기관들의 부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을 AIG 사태는 다시 확인해주고 있다.
션 심코 SEI인베스트먼트(SEI Investments) 펀드매니저는 "작년 11월 이후 경제가 확실히 악화되었는데, 어떠한 개선이나 안정에 대한 시그널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본질적으로 이런 점들이 시장을 곤경에 몰아넣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선지 짐 베어드 PMFA(Plante Moran Financial Advisors) 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시장을 낙관하고 신뢰할 때까지 시장의 바닥을 확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로버트 부르스카 FAO 이코노믹스( FAO Economic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지수에서 처음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보았다"고 말한다. 이날 2월 ISM 제조업지수가 여전히 부진했지만 기대치보다는 좋게 나왔다.
부르스카는 이에 따라 "리세션의 끝이 가까이 있는 만큼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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