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 30일 10대 그룹 비금융 상장사 47개의 2013년부터 2017년 1분기까지의 수출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수출은 올해 1분기(1~3월) 13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났다.
10대 그룹은 삼성·현대차·SK·LG·롯데·포스코·GS·한화·현대중공업·신세계 등이다.
앞서 수출은 2014년 이후 -2.2%→-1.9%→-0.9% 등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그러는 동안 수출 규모도 2013년 571조원에서 지난해 542조8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서야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연구원은 다만 이같은 수출 증가세가 계속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일단 업종별 수출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져있다. ‘슈퍼 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업종의 수출 기여율이 65.3%에 달했지만 기타 운송장비(-23.4%) 건설(-20.8%) 등의 기여율은 역성장했다.
우리나라 주력 품목인 5대 업종으로 좀더 좁혀보더라도 올해 1분기 화학업종의 수출 증가율은 24.0%에 이르렀고 철강(15.7%), 전자(6.0%) 등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비해 조선업은 2015년(10.3%↓) 두 자릿수대 감소율을 기록한 이후 점차 그 폭이 확대되며 1분기 -12.5%까지 벌어졌다.
아울러 올해 1분기 수출 호조세는 가격 효과가 크다는 것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수출을 단가와 물량으로 나눴을 때 1분기 수출물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4.3% 늘어나는 동안 수출단가는 10.0% 올랐다. 이번 1분기 수출 증대는 가격 효과에 더 크게 반응했다는 얘기다.
지난 2015년 수출 물량이 1.9% 늘었는데도 국제유가와 함께 수출 단가가 9.7% 하락하며 전체 수출 증감율이 -8.0%에 그치기도 했다. 한경연은 “유가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세계 경제 회복세 또한 둔해질 수 있다”며 하반기 수출 증가세의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더욱이 미국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각국이 보호무역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점 역시 수출을 가로막을 수 있는 요인이다. 한경연은 “통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수출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근본적 경쟁력을 확보해 지금의 수출 추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