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제개편안의 핵심인 부동산 세제는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국회 제출 직전 완화됐고, 국내생산세액공제 역시 여야의 요구에 따라 전기차를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신뢰가 요구되는 세제정책이 여론과 정치권의 압박에 밀려 잇달아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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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총리는 “그간 세 차례 미뤄진 데 이어 한 번 더 과세 유예를 말씀드리게 된 점을 무겁게 생각한다”며 “과세 시행 시기를 조정하더라도 ‘소득 있는 곳에 과세’라는 조세의 기본원칙은 견지돼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해외 과세정보 확보와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 제도 보완을 유예 이유로 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통한 미국과의 정보 교환이 2029년부터 이뤄지는 만큼 해외 거래정보를 확보해 국내 시장의 상대적 불이익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해 미국·영국처럼 거래 손실을 향후 3년간 이월공제하는 방안도 국회와 협의한다. 디지털자산법 제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하지만 과세 시행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유예 방침을 공식화한 만큼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가상자산 과세는 이번이 네 번째 유예다. 2020년 소득세법 개정 당시 2022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2023년으로 한 차례 연기됐고, 이후 2025년과 2027년으로 잇달아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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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안의 국내생산세액공제도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와 태양광 등 6대 분야의 국내 생산기반 강화를 위해 공제 제도를 도입하면서 전기차 완성차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가 공제 대상에 포함돼 완성차까지 지원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전기차도 지원 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여야와 업계의 요구가 커지자 이 부총리가 직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확대 적용 등을 논의하는 등 정부도 재검토에 나선 모습이다.
세제정책이 잇달아 흔들리는 배경에는 국정 지지율 하락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월 초 50%대를 유지하던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부동산 세제를 포함한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한 달여 만에 4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한 세제정책이 국정 지지율에 부담을 주고, 지지율 하락이 다시 가상자산 과세나 국내생산세액공제 등 다른 세제정책의 추진 동력을 약화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달부터 본격화한 국회의 세제개편안 심의 과정에서도 여론 반발이 큰 사안은 추가 수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제개편안 발표 전에 이뤄졌어야 할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건너뛰고 무리하게 발표한 다음에 지지율과 여론 추이를 보고 뒤로 물러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시장에 혼란을 주고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