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오스코텍(039200)이 ITP 치료제 개발에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어 기술수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아겐스는 지난달 말 ITP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에프가티지모드(efgartigimod)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인 ‘혈소판 수 반응’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개발에 빨간불이 켜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ITP 환자 207명 중 에프가티지모드 투여군 13.7%가 지속적인 혈소판 수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위약군에서는 16.2%가 반응을 보이면서 치료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ITP는 혈액응고에 필수적인 혈소판이 감소해 점막·피부·조직 내 비정상출혈이 발생하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이다. 전세계적으로 성인 10만명 당 9.5명 및 아동 10만명 당 5.3명이 질환을 겪고 있으며 잦은 코피, 잇몸 출혈, 월경 과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ITP에는 1차적으로 스테로이드 및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처방되는데, 반응성과 지속성 등에 대한 문제가 있다. 이에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다. 국내외에서 ITP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는 중으로 아겐스에 이어 어떤 약물이 개발에 속도를 높일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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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오스코텍이 ITP 치료제 ‘세비도플레닙’을 개발 중이다. 임상 2상까지 진행해 일부 효과에 대한 부분이 확인됐으며 현재는 기술수출 논의 단계에 있다.
발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혈소판수치 3만/μL 미만인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 중 1차 평가지표인 ‘혈소판수치 3만/μL 이상 및 2배 이상 개선’에서 고용량군 63.6%, 저용량군 46.2%의 반응률을 보여 위약 33.3% 대비 효과를 보였다.
특히 세비도플레닙은 비수용체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SYK) 억제제 계열로, Fc수용체(FcRn) 억제제인 에프가티지모드와 기전적으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FcRn 억제제의 경우 항체 자가면역질환의 근본 원인이 되는 자가면역 IgG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교적 최근에 연구가 시작된 기전으로 아직 효과 측면에서 의문이 남는다. 반면, SYK 억제제는 면역세포 활성을 조절하는 인산화효소를 억제해 활성도를 떨어뜨린다. SYK 억제제는 효과 측면에서 이미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수출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YK 억제제 기전 ITP 치료제인 미국 라이젤 파마슈티컬 ‘타발리스’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시판 중이다. 다만, 타발리스는 다른 표적에도 영향을 미쳐 고혈압 등 여러 부작용이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처방도 늘지 않고 매출도 1000억원 미만으로 정체돼 있다.
세비도플레닙은 타발리스보다 SYK를 더 정확하게 타깃해 독성 문제에서 훨씬 자유롭다. 임상에 따르면 1일 2회씩 400㎎, 1일 1회씩 600㎎ 투여에도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구토 등 경미한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임상 대상이 현재 기존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만큼 효과는 충분하다”라며 “현재 세비도플레닙 기술수출을 위해 여러 기업과 논의 중인 단계로 내년엔 어떤 방식으로든 파이프라인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스코텍은 내년 1분기 내 세비도플레닙의 FDA 희귀의약품 지정(ODD)도 확신하고 있다. ODD가 이뤄지면 연구개발 비용 50%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시판 후 7년간 독점발매 기간 보장권이 부여되는 만큼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현재 희귀의약품 지정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황이고 곧 신청에 나설 예정”이라며 “여러 조건들이 맞다면 세비도플레닙의 연매출은 3000억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완전 기술수출 안되면 공동연구 추진
오스코텍은 자금 및 인력 등의 문제로 임상 3상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세비도플레닙의 완전 기술수출로 기술료 및 로열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완전 기술수출이 어려운 경우 플랜B로 ‘공동연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세비도플레닙의 임상 3상 비용을 모두 부담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아 모든 권리를 넘기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협의 중”이라며 “파트너사의 상업화 능력에 대해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가피하게 임상 3상에 나서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차선책에 대해서도 준비 중이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원하는 조건으로 기술수출이 어려운 경우 공동연구로 방향을 틀어 추진할 수도 있다”라며 “이 경우 주주들에게 자금 부담을 떠넘기지 않고 따로 투자를 받아 임상 3상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