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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은 오는 18일부터 잠재적 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회사 정보를 담은 ‘데이터 룸’을 개방할 예정이다. 입찰은 오는 12월 21일 진행이다. 엑손모빌은 내년 1월까지 모든 매각 과정을 완료한단 방침이다.
사라 노딘 엑손모빌 대변인은 “매각 과정에 들어가도 해당 유정에서 생산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아직 구매자를 비롯해 어떤 구체적인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
엑손모빌은 복합적인 이유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224억달러(약 26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0여년만에 최대 적자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150억달러에 달하는 배당금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다 가이아나, 브라질 근해 석유 생산 시설 투자 비용도 필요하단 설명이다.
여기에 바뀐 이사진이 엑손모빌의 사업 구조를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자산 매각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3월 엔진넘버원은 주주 표결을 거쳐 엑손모빌 이사회 12석 가운데 3석을 차지했다. 엔진넘버원은 미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행동주의 헤지펀드다.
엔진넘버원은 3명의 이사 가운데 미국 에너지부 차관보 출신 알렉산드르 카스너 이사를 앞세워 경영진에게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미래가치를 보장해줘야 한다며 경영 방침 수정을 압박해 왔다. 엔진넘버원은 “엑손모빌이 실존적인 위험에 처해 있다”며 위기감을 조성하면서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부문에 집중돼 있는 사업 모델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사회가 대거 교체되면서 엑손모빌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실천하는 방안도 검토에 나섰다. 회사는 2022∼2027년에 탄소배출 절감에 1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엑손모빌을 비롯해 로열더치쉘 등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매각을 위해 내놓은 자산 가치는 약 1400억달러(약1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