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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직거래 재개되나…文때와 달라진 李 ‘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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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8.23 15: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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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내 김정은 회동 의지…한미훈련도 대폭 축소
2018년엔 文이 북미 사이 오가…지금은 남북 채널 사실상 부재
김여정 “두 정상 관계 훌륭”…톱다운 직거래 가능성 커져
美 ICBM 중심 ‘스몰딜’ 땐 韓 안보이익과 엇갈릴 수도

[이데일리 김상윤 이혜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내 만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북미 정상 간 ‘직거래’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한미연합훈련까지 대폭 축소하며 대화 재개의 신호를 보낸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도 김정은·트럼프 간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훌륭하다”며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북미대화가 다시 정상 간 담판으로 흘러갈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자처해온 ‘페이스메이커’ 역할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북미대화의 성사 자체보다, 직거래가 시작된 뒤에도 한국의 안보 이해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부부 주최 공식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부부 주최 공식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엔 文이 북미 사이 오갔다…지금은 끊긴 남북 채널

트럼프 1기 때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남북 정상 간 직접 소통 채널을 바탕으로 워싱턴과 평양 사이를 오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직후인 5월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과 전격 회동해 비핵화 의지와 북미회담 의사를 확인했고, 무산 위기에 놓였던 회담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하고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양측의 의중을 확인했다. 미국과 북한 모두 한국을 연결고리로 활용할 필요가 있었던 셈이다. 물론 한계도 분명했다.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북미가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자 한국의 중재 공간도 빠르게 줄었다.

지금 이 대통령의 상황은 출발선부터 더 까다롭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면 자신은 ‘페이스메이커’로 돕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이번 한미훈련 축소도 북미대화 재개의 여건을 조성하는 조치로 평가했다. 하지만 평양으로 연결되는 직접 소통채널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역시 최근 한국 정부를 향해서는 한미동맹과 핵추진잠수함 등을 거론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에 대해서는 “의연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대남 관계와 대미 관계를 분리해 대응하려는 기류가 뚜렷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1기 때처럼 실무협상보다 정상 간 정치적 결단을 앞세우는 ‘톱다운’ 방식을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역시 이런 방식으로 진행됐다. 북미 간 직거래가 본격화할 경우 한국이 사전 의제조율과 협상 과정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방한 기간 한반도 긴장의 원인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지목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왕 부장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중단→축소→폐기’의 단계적 비핵화 구상을 설명했다. 북미가 정상 간 직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을 통해 대화 공간을 넓히려는 시도지만, 중국 역시 북미 문제를 기본적으로 워싱턴과 평양이 풀어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어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李 ‘페이스메이커’는 다른 게임…회담보다 결과가 더 중요

트럼프 1기 때 이미 실패를 겪었던 만큼 이번 북미회담의 ‘성사’보다 ‘결과’과 관건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 핵문제를 ‘중단→축소→폐기’로 이어가는 단계적 비핵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우선순위가 반드시 한국과 같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북한의 핵능력을 이미 존재하는 현실로 전제한 발언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완전한 비핵화보다 핵동결이나 군축을 우선하는 협상이 추진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가장 민감한 대목은 미국과 한국이 체감하는 위협의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이 본토를 직접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장거리 핵전력 제한에 우선순위를 두고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이나 단거리 미사일 문제를 뒤로 미룰 경우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 미국에는 외교적 성과가 되더라도 한국에는 안보 불안을 그대로 남기는 ‘스몰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북핵을 놓고도 서울과 워싱턴이 원하는 협상의 우선순위와 종착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이런 우려를 겨냥한 공세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23일 “동맹에는 패싱당하고, 북한에는 조롱당하고 있다”며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도 왕이 부장이 방한 기간 남북을 ‘두 개의 국가’로 표현한 점을 문제 삼으며 정부의 대북정책이 주변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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