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의 공포도 한국 증시의 진격을 막지 못했다. 증시는 코스피 지수가 그제 전일 대비 2.72% 오른 6388.47로 거래를 마치며 전쟁 전인 지난 2월 26일 기록한 최고치 6307.27을 36 거래일 만에 넘어섰다. 상승세가 약해지긴 했지만 어제는 6417.93까지 올라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황보다 기업 실적을 보고 투자한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주효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8500까지 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왔다.
코스피의 급반전은 놀랄 만하다. 지난달 19.1% 하락에서 이달 들어선 26.4% 올랐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반도체 ‘투 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눈부신 약진이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치인 57조 2000억원을 발표한 데 이어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도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가 커지자 외국인을 중심으로 증시 전반에 강한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역대 최대치인 35조 8806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이달 들어선 5조원 넘게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가 신기록을 이어가기 위해선 과제도 적지 않다. 반도체의 호실적 기대감이 외국인 자금 유입을 자극하고, 시장의 관심도 전쟁에서 멀어졌지만 우리 증시의 지나친 쏠림은 저변 확대와 균형 성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 948개 가운데 21일 기준, 지난 2월 27일보다 주가가 오른 곳은 삼성전자 등 381개에 불과했다. 코스피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지난해 1분기 26.8%에서 최근 67.1%까지 뛴 점도 예사롭지 않다. 극소수 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오는 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을 경계해야 해서다.
코스피 최고치 경신에 담긴 또 하나의 메시지는 결국 기업 실적에 주가가 달렸다는 점이다. 제도가 아무리 번듯하고 주가 띄우기가 요란해도 투자자들의 눈은 기업의 속살을 정확히 궤뚫고 있다는 사실을 코스피는 보여준다. 기업이 마음껏 잠재력을 발휘할 공간을 만들어주고 빛나는 실적을 거두도록 한다면 증시는 주가로 보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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