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미 투자 발 뗀 日, 우리도 유망 프로젝트 선점 나서야

논설 위원I 2026.02.20 05:00:00
일본이 대미 투자 1호 패키지를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며칠 전 소셜미디어에 “일본의 5500억달러 대미 투자 약속에 따른 첫 투자 세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3개 프로젝트는 총 360억달러(약 52조원) 규모다. 그중 오하이오주에 지을 가스(LNG) 화력발전소가 330억달러로 가장 크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광물, 에너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등 경제안보상 중요한 전략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해 공급망을 만들어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사례를 보면 미국이 에너지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2GW 규모의 초대형 오하이오주 화력발전소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이다. 조지아주에 인공 다이아몬드 공장을 짓기로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정밀가공 필수 소재인 인공 다이아몬드 시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희토류 등 광물자원 공급망에서 탈중국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이 발을 뗀 만큼 한국도 대미 투자 속도를 올릴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한국 내 입법 지연을 문제 삼아 관세를 다시 올릴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후 국회는 여야 합의로 대미투자특별법 특위를 출범시켰고, 이르면 3월 초 본회의 통과가 예상된다. 정부 역시 ‘전략적 투자 이행위원회’를 가동한 데 이어 18일 실무협상단이 미국으로 떠났다. 한국의 대미 투자 1호 결정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미국이 성급하게 관세 재인상 카드를 꺼내지 않길 바란다.

총 3500억달러가 투입될 대미 투자에서 제1 원칙은 ‘상업적 합리성’이다. 양국이 양해각서(MOU)에서 합의한 대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사업에 돈을 써야 한다. 실제 양쪽에 윈윈이 될 사업은 무척 많다. 원전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시공능력이 결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원전 르네상스’를 앞당길 수 있다. 지난주 백악관이 ‘미국 해양 행동 계획’ 보고서를 공개한 것도 고무적이다. 보고서는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명시했다. 대미 투자는 경제·군사 안보 측면에서 지체할 이유가 없다. 국회는 예정대로 3월 초에 특별법을 처리하고, 정부는 후보 프로젝트 선정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