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도동 공사장 옹벽 붕괴…인근 유치원 지반 무너져 '기우뚱'

신중섭 기자I 2018.09.07 08:18:28

신축공사장 흙막이 옹벽 붕괴에 인근 유치원 10도 기울어
인명피해 없고 인근 주민 54명 긴급 대피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위태롭게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서울 동작구의 한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인근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동작소방서는 “지난 6일 오후 11시 22분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상도초등학교 단설 서울상도유치원이 기울어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해 현장에 출동했다”며 “현재 동작구청, 경찰 등과 협조해 현장을 통제”중이라고 7일 밝혔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다세대 주택 신축공사장 외부에 설치한 흙막이 옹벽이 무너지면서 옹벽 위에 있던 건물인 상도유치원 일부가 10도 정도 기울었다. 흙막이는 공사를 위해 지반을 뚫을 때 주위 지반의 침하·붕괴를 막을 목적으로 세우는 가설 구조물이며 옹벽으로도 불린다.

해당 공사장은 폭 50m에 높이 20m짜리 흙막이를 설치하는 중이었으며 비로 인해 전체 폭 중 40m가량이 무너졌다. 이로 인해 상도유치원을 받치고 있던 지반의 토사가 유출돼 유치원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공사장은 다세대주택 6개동 49세대를 건축할 예정인 지역으로 지난 5월부터 착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늦은 시간 사고가 발생해 공사장과 유치원에 사람이 머물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과 동작구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6일 자정쯤 상도4동 주민센터에 임시대피소를 마련해 사고현장 인근 주민을 긴급 대피시켰다. 소방당국과 동착구청은 6곳의 숙소에 주민을 분산시켜 휴식을 취하게 하고 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7일 오전 6시 기준으로 25세대의 주민 54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소방관 44명을 비롯해 구청 공무원 55명, 경찰 30명 등 총 148명이 사고 현장에 출동했고 소방차 14대와 구청 차 10대, 경찰차 4대를 비롯해 34대의 차량이 투입됐다. 소방당국은 사고에 대비해 유치원 건물의 전기와 수도, 가스를 차단했다.

정수형 한국시설안전공단 평가본부장은 “건물 기둥이 다 파괴는 등 이미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물이 파손돼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재성 동명기술공단 토질·기초 기술사는 “현재 기울어진 상태로 버티고 있지만 흙이 새면서 옆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며 “흙을 메우는 작업을 통해 추가 붕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방당국과 동작구청은 토질건축 전문가의 정밀 분석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추가 붕괴 가능성을 판단할 예정이다.

상도유치원은 이날부터 임시 휴원에 들어간다. 민병관 서울시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생 안전을 위해 당장 유치원을 휴원하고 122명의 원생들을 적절히 분산 배치할 것”이라며 “10일에는 유치원 옆의 상도초등학교에 공간을 마련해 먼저 원생 58명을 대상으로 돌봄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도유치원과 인접한 상도초등학교는 휴교하지 않을 계획이다. 민 교육장은 “상도 초교와 상도유치원은 큰 운동장 사이를 두고 떨어져 있어 운동장만 폐쇄한다”며 “전문가로부터 상도초교는 위험 범위 밖이라는 진단을 받아 정상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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